미국 증시의 가장 뜨거운 감자, AI와 대선

한겨레 2024. 7. 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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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김승혁의 꼬리무는 경제
지난 6월27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후보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7월 미국 증시는 휴식기를 거친 후 추가 상승, 하락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AI) 기대감 및 견고한 미국 경기에 힘입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상반기 5500포인트까지 빠르게 고점을 높였으나, 경기가 점차 식자 최근 주가 상승 속도는 소폭 둔화했다. 미국 고용시장의 냉각 우려, 높은 연체율에 따른 소비 둔화 등이 증시 반등세를 주춤하게 만든 요소다. 나아가 근래 엔비디아 주가의 3거래일 연속 하락 역시 정보기술(IT) 산업의 지속적 상승 가능 여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 관련 노이즈가 유입되면서 증시는 잠시 조정 흐름을 보일 수 있겠으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며 연내 미국 증시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조 속 재정 지출이 지속될 여지가 높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이에 힘입어 정부 목표대로 1% 구간에서 낮지만 꾸준하게 유지될 경우 경기 연착륙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정보기술 산업 역시 상승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고 판단된다. 반도체 기업 중심의 단기적 조정 흐름이 관찰됐던 상황 속 ‘매그니피센트 7’(주요 7개 기술주) 기업들의 성장률을 계산할 경우 엔비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10%가량 상승했고, 애플 역시 개인화 비서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기대감 속에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생활에 침투하기 시작했고, 추론형 인공지능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도기라는 점에서 여전히 인공지능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최근 빠르게 확산된 상황이다. 트리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 6월27일(현지시각) 티브이(TV) 토론이었다. 이번 토론 규칙은 트럼프보다 바이든에게 유리한 조건이었으나, 트럼프가 상대 발언 시간 동안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반면, 바이든은 당황·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냈다.

토론 직후 시엔엔(CNN) 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7%는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답했다. 대통령 당선 베팅 사이트도 트럼프의 승리를 더 높게 점쳤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후보 교체에 대한 목소리까지 나왔으며 민주당 후원자들 일부는 후보 교체 전까지 재정적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바이든의 건강 위험을 더욱 크게 받아들이며 토론에서 트럼프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보다 본인 업적 과시, 상대방 비판 등이 중심이 된 토론이었기에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될 것이다. 다만 토론 이후 전개는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높아질 경우 감세 정책에 의한 재정적자 확대가 예상되며, 이는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리 인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됐던 업종들의 상대적 피해가 예상될 수 있다.

또 이민자 방출, 국가별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두 후보의 태도가 상반된 까닭에 지정학적 대응 역시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는 1) 트럼프 당선, 2) 바이든 대체 후보(현재로는 카말라 해리스) 당선, 3) 바이든 당선 정도로 각 상황에 맞는 전략을 사전에 수립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만약 바이든이 대선 레이스를 이어갈 경우 2차 토론이 중요해질 것이다. 예정된 2차 토론 일정은 오는 9월10일이다. 1차 토론의 부진 이유를 잦은 해외 출장과 감기라고 설명했던 바이든이 2차 토론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트럼프 당선에 반전이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9월 전까지 대선 관련 이슈가 시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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