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르네상스의 핵심은 가족과 도덕적 가치의 재건”

케냐·우간다=이석 기자 2024. 7. 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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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현진 GPF 세계의장 “한국의 발전 노하우 아프리카에 전수하면 새로운 성장동력 될 것”

(시사저널=케냐·우간다=이석 기자)

문현진 GPF 세계의장은 케냐와 인연이 깊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케냐를 방문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2008년 케냐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으로 폭동이 발생했을 때라고 한다. 당시 문제 해결을 위해 코피아난 UN 사무총장이 방문했지만 사태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정국은 극도로 불안했다.

GFP가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 문 의장은 지난 2010년 음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과 라일라 오딩가 총리 등 주요 인사들과 함께 나이로비에서 '글로벌 피스 컨벤션 2010'을 개최했다. 문 의장은 "정치적으로나 부족적으로 라이벌인 집단이 평화를 위해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면서 "케냐 정부 역시 평화와 아프리카 르네상스에 대한 메시지를 모든 대사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케냐 폭동 때부터 인연

이 일이 있고 14년이 흘렀다. 그 동안 아프리카는 많은 변화가 겪었다. 젊은이들의 의식 역시 많이 바뀌었지만 정치적이나 부족적 갈등은 여전했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식민지 해방 과정에서 역사나 부족 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국경을 그은 결과였다. GPF가 지난 6월 25~29일 케냐 및 우간다 정부와 함께 각각 'GPLC 아프리카 2024'와 '초종교 패밀리 패스티벌'을 개최한 이유다. 문 의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권국으로 정체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가 됐다"고 행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문제가 생겼다. 행사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취소됐다. 정부가 국가 부채 등을 이유로 추진 중인 증세 정책에 반발해 국민들이 대규모 사위를 벌인 게 이유였다. GPF는 메인 행사 취소와 함께 케냐 종교 지도자들을 통해 법안 취소를 촉구하는 의견을 서면으로 대통령실과 국회에 전달했다. 루토 대통령이 이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사태는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됐다. 문 의장은 "운이 좋게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꿨다. 우리의 네트워크가 정부 정책에 영향을 준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큰 재앙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인구와 풍부한 자원, 중동 및 유럽 등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등으로 아프리카는 최근 높은 성장률을 기록중이다. 한국이 아프리카의 발전을 돕는다면 한국의 정치적·경제적 국제적으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자본이 아프리카에 많이 들어와 있다. 케냐의 국가부채가 발생하고,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세금 인상 문제도 결국 중국의 자본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전수하게 되면 아프리카는 한국 경제 발전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아프리카 외교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과 케냐 정부가 공동 개발 중인 콘자 스마트시티에 GPF가 참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아프리카 외교 나서야"

하지만 현대화가 진행되고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고귀한 가치는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 일례로 1970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가족 모델은 이상적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이혼율이 43%로 최고 수준이다. 출생률은 0.67명에 불과하다. K팝과 K드라마, K무비 등이 현재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지만 한계도 있다. 몇 세대만 지나면 국가가 사라질 수 있다고 그는 우려한다.

"내가 아프리카에 전해주고 싶은 가치 중 하나도 이것이다.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서구의 부정적 가치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 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부정부패와 가난을 연구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발전 모델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통 유산을 함께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GPF가 노력할 것이다."

아프리카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서는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번 시위 사태 등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는 것 역시 가족과 함께 영적 가치를 잃었기 때문으로 그는 보고 있다.

"경제발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통유산 유지해야"

"내가 하버드 MBA 다닐 때를 예로 들어보자.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에게 학생들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후계자가 필요할 나이가 됐는데 누구를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냐'는 것이었다. 워런 버핏을 이렇게 말했다. '후계자를 누구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은퇴할 계획도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분명하다. 엄청 똑똑하고 재능을 가졌어도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은 안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태생적으로 정치적·종교적 분쟁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부패와 함께 영적·도덕적 가치가 정립돼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시민·사회단체를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영적·도덕적 가치를 재건해야 한다.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엄마와 아빠가 있는 가정이 있어야 좋은 시민을 육성하고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 GPF가 그 동안 꾸준히 강조해온 '원 패밀리 언더 갓'과 일맥상통한다. GPF는 향후 아프리카의 영적 가치 부활과 함께 가족의 역할을 키우는 데도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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