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은, 12차례 연속 금리동결…인하 소수의견 나올 것"

김주현 기자, 세종=박광범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2024. 7. 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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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폴] 금리인하 시작 시기는 8월·10월 '5대 5'
전문가 10인의 한국은행 7월 기준금리 결정 전망/그래픽=김다나


채권시장 전문가들이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12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봤다. 금리인하 시작 시기는 8월과 10월 전망이 팽팽했다.

7일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 한은이 오는 1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로 유지한다고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12차례 연속, 1년 6개월째 금리 동결이자 최장기간 동결 기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 측면에서 금리 인하 여건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충족되고 있다"면서도 "기본적인 경기 여건이 5월 이후 큰 변화가 없고 원화 약세나 공공요금 인상 등 향후 물가 상방 요인이 있기 때문에 동결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대비 금리 인상 폭이 작았고 환율 불안에 따른 선제적 인하 부담도 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상황을 지켜보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수의견 여부를 두고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5월엔 '만장일치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설문에선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개진된 적은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 둔화세가 뚜렷해졌다는 점에서 한은이 인하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하겠지만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좀 더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1~2명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머니S


금리인하 피봇(pivot·정책기조 전환) 시기에 대한 전망은 8월과 10월로 '반반' 나타났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지금까지 동결을 유지한 데는 미국 통화정책 영향도 있었다고 본다"며 "연준의 9월 금리인하를 확인한 이후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을 무시할 수 없고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도 기조적인 흐름인지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8월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는 전망도 있다. 물가 안정세가 이미 확인됐고 이달 25일 발표되는 2분기 GDP(국내총생산)에서 내수 부진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이 이미 미국과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돌입했다는 점도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2분기 GDP가 발표되면 1분기 내수 반등이 일시적이었다는 게 확인될 것"이라며 "근원물가 하락 등 한은이 언급한 금리인하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에도 미국의 금리인하 신호를 보고 나서 한은이 먼저 내린 전례가 있기 때문에 8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물가상승률이 2.4%까지 확인됐고 내수 부진을 고려하더라도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는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보다 한 달 먼저 인하하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유럽 등 다른 주요국도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기 때문에 한은의 부담감은 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내 금리인하 횟수는 1회와 2회 전망이 팽팽했다. 전문가 10명 가운데 5명은 한은이 앞으로 남은 3차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두 차례 내린다고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연말 기준 기준금리는 3.0%다. 남은 5명은 1차례만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진때문에 연내 인하는 가능하겠지만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여전하기 때문에 당장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10월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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