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저리 가라고 하셨는데 올해는···” 만나고 싶은 선수, 김도영 콕 집었던 송성문은 소원을 풀었을까

심진용 기자 2024. 7. 7. 14: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키움 송성문이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생애 첫 올스타로 뽑힌 키움 송성문(28)은 ‘꼭 만나고 싶은 선수’로 일찌감치 KIA 김도영(21)을 지목했다. 한참 후배지만, 올 시즌 김도영은 성적도 그렇고 스윙이나 타구질 같은 게 ‘탈인간계’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송성문은 과연 소원을 풀었을까.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올스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송성문은 “너무 바쁘더라. 다가가려고 하면 옆에 누가 있고, 또 있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래도 전날 홈런 경쟁 때 얘기를 했다. 송성문은 “옆에서 (김)혜성이가 ‘형 지금이야’라고 타이밍을 잡아줬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웨이트 하는 걸 봤는데 저랑 또 다르더라. 많이 궁금하고 그냥 친해지고 싶다. LG (홍)창기형하고도 되게 가까워지고 싶은데 도영이도 그렇고 창기 형도 되게 내향적인 것 같다”며 “저도 내향적이기 때문에 너무 다가가면 부담스러운 걸 잘 안다. 그래서 천천히 거리를 좁히고 있다”고 웃었다.

송성문의 ‘김도영 사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시즌 키움과 KIA의 광주 경기. 3루 수비를 보던 송성문이 주자 김도영에게 말을 걸려 하는데 조재영 KIA 주루코치(44)가 손을 내리치며 막아서는 장면이 포착됐다. 송성문은 “그때는 코치님이 ‘도영이한테 안 좋은 기운 묻는다’며 오지 말라고 했는데, 올해는 (성적이 좋아서인지) 저번에 광주 갔을 때 코치님이 도영이 불러 주셔서 얘기를 했다”고 웃었다. 조 코치는 키움에서 오래 코치 생활을 했다. 지금도 송성문과 워낙 가까운 사이다.

후배를 한껏 치켜세웠지만 올 시즌 송성문의 성적도 절대 부족하지 않다. 이날까지 타율 0.350으로 전체 3위, 국내 선수 중에선 1위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로 따져도 김도영이 전체 2위, 송성문이 4위다. 6월부터는 27경기 110타수 45안타로 한 달이 넘게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송성문 본인도 “1~2주 정도 이만큼 잘했던 적은 있는데 한 달 넘게 이런 페이스를 유지했던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성적의 비결을 묻는 말에는 “아무래도 시프트가 제한된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예년 같으면 시프트를 피하려 밀어치는 고민까지 했는데 올 시즌은 마음껏 자기 스윙을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성적도 오르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송성문은 KIA 이우성의 부상으로 올스타에 대체 선발됐다. 2015년 프로 데뷔 후 첫 올스타. 송성문은 “비 예보 때문에 대타로 시합 나갈 때쯤 됐는데 콜드로 끝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비가 뒤로 밀렸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만큼은 ‘영웅스윙’을 해보겠다던 송성문은 7회 대타로 들어가 볼넷을 골라 나갔다. 퍼포먼스가 홈런보다 더 강렬했다. 입술에 짙게 립스틱을 바르고, 키스 마크를 대문짝만하게 찍은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는 화제가 됐던 그 입맞춤까지 재현을 했다. 별명인 ‘키스성문’을 그대로 패러디했다. 과거 송성문은 구단이 선수별로 소셜미디어(SNS)용 스티커를 만들 때 한참을 응시하다가 키스하듯 입술을 내미는 포즈를 취했다. 순식간에 인터넷 밈이 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성격만큼 유쾌한 퍼포먼스였다.

키움은 전반기를 10위로 마감했지만, 승률은 0.432에 달한다. 5위 SSG와 승차도 불과 5경기, 충분히 해볼 만한 간격이다. 로니 도슨, 김혜성, 송성문으로 이어지는 2~4번 라인의 파괴력이 어마어마하다. 키움 주장 송성문은 “후반기 시작하는 여름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그래도 체력은 가장 좋지 않겠느냐”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