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회수하려면 820조원 벌어야···‘AI 버블’ 전환점”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가 데이터센터 등에 경쟁적으로 투자한 막대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6000억달러(약 820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엔비디아의 가파른 주가 등락을 두고 ‘AI 거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생성형AI가 기대에 걸맞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의 데이비드 칸 파트너는 최근 ‘AI의 6000억달러짜리 질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AI 버블이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칸 파트너는 AI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 반도체 매출을 기반으로 필요한 부가가치 규모를 역산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누적 매출이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까지의 실제 누적 매출(740억달러) 및 성장세를 토대로 예측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AI 연산에 쓰이는 ‘H100’ 같은 데이터센터용 GPU를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메타·구글 등에게 팔아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이들 4개 기술기업이 엔비디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달한다.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기료 등 추가 지출도 상당하다. 칸 파트너는 이 같은 지출까지 합산하면 GPU 구매비용의 2배인 총 3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체 생성형AI를 개발하려는 수많은 기업들은 AI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들 기업이 최종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려면 서비스 요금에 어느 정도 이윤폭을 둬야 한다. 칸 파트너는 이익률을 50%로 설정했다. AI 인프라 원가(3000억달러)에 더해, 이를 서비스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용료·수수료 등의 이윤폭을 포함하면 3000억달러가 추가로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는 글로벌 AI 산업에서 총 6000억달러의 부가가치가 발생해야 시장 참가자들이 그동안 들인 비용을 회수하고 유의미한 수익을 챙겨갈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https://www.khan.co.kr/economy/finance/article/202405280600001
그러나 소비자들이 그만큼 지갑을 열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챗GPT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인 오픈AI의 올해 연매출 목표치는 34억달러(약 4조6000억원) 수준이다. 구글·MS 등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연간 100억달러씩 벌어들인다고 가정해도 업계 전체의 손익을 맞추기 위해서는 5000억달러 가량이 부족하다.
AI 인프라는 철도·수도처럼 한번 설치해 놓으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설비도 아니다. 올 연말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 ‘B100’ 칩은 H100보다 연산 속도가 2.5배 빠르다.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투자비가 계속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챗GPT 같은 AI 서비스의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히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현금흐름에도 문제가 생기고, 이는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칸 파트너는 “챗GPT를 제외하고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AI 서비스는 몇 개나 되느냐”라며 “장기적으로 AI 기업은 소비자가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상당한 가치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운용자산 규모 10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VC 중 하나다. 구글·유튜브 등 유수의 실리콘밸리 기업을 키워내는 데 일조했으며 1993년 엔비디아 초기 투자자로도 참여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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