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기록은 죄다 깰 기세···KIA의 후반기 질주 채비, 그 안에 최형우 있다

김은진 기자 2024. 7. 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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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지난 6일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한 뒤 트로피에 입 맞추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983년 12월생인 최형우(KIA)는 올시즌을 앞두고 특별한 ‘기록’ 하나를 가졌다. KIA와 1+1년 계약을 하면서 비FA(자유계약선수)로는 역대 최고령 다년계약을 했다. ‘+1년’의 조건은 아주 간단해 실질적인 2년 계약으로 전해진다.

2017년 KBO리그 최초로 100억원 계약의 문을 열며 FA 최형우를 영입하고 2021년 다시 FA가 된 최형우와 3년 47억원 계약했던 KIA는 이미 40대가 된 최형우와 다시 2년 22억원 계약을 했다. 40세 근처만 가도 은퇴 시기를 놓고 구단과 선수 사이에 벌어지는 줄다리기가 KIA와 최형우 사이에는 없다.

40세 7개월을 지나고 있는 최형우는 올해도 KIA의 4번 타자다. 이범호 KIA 감독은 “주자가 있을 때 안타를 못 치면 땅볼을 굴려서라도 타점을 꼭 올려주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만 40세 타자를 4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KIA 최형우가 지난 6일 올스타전에서 2회 홈런을 친 뒤 3루코치를 맡은 홍원기 키움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전반기의 최형우는 기록으로 자신이 4번 타자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직접 보여줬다. 통산 최다 타점 기록 보유자인 최형우는 올해마저 엄청난 레이스로 그 기록을 더 늘려가고 있다. 전반기에 73타점을 올려 리그 전체 타자 중 1위에 있다.

역대 최고령 타점왕은 2005년 만 35세의 래리 서튼(당시 현대)이었다. 그동안 타자 중에서 만 40세를 넘은 타이틀홀더 자체가 한 명도 없었다. 최형우가 타점왕을 차지하게 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베테랑의 역사를 쓰게 된다.

최형우의 타점왕 경쟁 자체가 우승에 도전하는 KIA의 후반기를 쥐고 있다. KIA는 전반기에 수많은 고비를 맞았지만 맏형 최형우와 막내 김도영의 폭발력을 앞세워 ‘타격의 힘’으로 달릴 수 있었다. 최형우의 타점왕 도전은 후반기에도 KIA를 이끌게 될 가장 큰 동력이다.

KIA 최형우가 지난 6일 올스타전에서 MVP로 호명된 뒤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2021년 12개, 2022년 14개, 2023년 17개의 홈런을 쳤던 최형우는 올해는 전반기에만 16홈런을 터뜨렸다. 타율 0.286, 출루율 0.363, 장타 0.519를 기록하며 나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무의미해질 만큼 전성기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반기 막바지에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는데도 후반기 활약에 대한 의심의 여지는 없다. 이범호 감독은 전반기를 마치며 최형우에 대해 “한 달 넘게 좋은 페이스에서 달려왔기 때문에 지금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최형우에게 ‘왜 이렇게 타격이 안 맞냐’라고 하는 건 선수에게 한계를 넘어서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할 때만은 항상 쳐주는 타자다. 그런 점에서 후반기에도 최형우에 있어서는 (타순 등) 큰 변화 없이 체력적으로 조금씩 조절해주면서 경기를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력에 있어서, 역대 가장 신뢰받는 40대 타자다.

2002년 데뷔했으나 2008년에 ‘중고신인’이라 불리며 신인왕을 받은 최형우는 20대 초반에 마음껏 뛰지 못한 한을 풀듯 40대가 되어서까지 각종 기록으로 야구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KIA 최형우가 지난 6일 올스타전에 아들 이준, 딸 이서와 함께 참석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형우는 올스타전에서마저 기록을 세우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까지 키웠다. 지난 6일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2회 첫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 나이에 오는 게 맞는지 민망한 기분이었다”며 통산 7번째 올스타전에 나갔던 최형우는 만 40세에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역대 최고령이자 최초의 40대 미스터 올스타다. 최고령 관련 기록은 다 갈아치울 기세다.

최형우는 “젊은 후배들이 열심히 뛰고 퍼포먼스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나를 통해) 후배들이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좋은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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