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감명" 韓 함정에 5000여명 발길…K-방산 전시도[2024 림팩]
"향상된 방산기술 알려 수출 기여…우호관계로 협력 이뤄질 수도"
(호놀룰루=뉴스1) 박응진 기자 = 우리 해군이 미국 해군 주도의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 '2024 림팩'(RIMPAC·Rim of Pacific)에 참가 중인 가운데 5000여 명이 우리 함정 공개 행사에 함께했다. 이번 훈련 기간 중 우리 함정에서 열린 K-방산 전시회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해군은 6일(현지시각) 하와이 진주만 히캄 기지에서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DDG·7600톤급), 충무공이순신함(DDH-Ⅱ·4400톤급), 천자봉함(LST-Ⅱ·4900톤급), 손원일급 잠수함 이범석함(SS-Ⅱ·1,800톤급) 등 4척의 함정을 외국군과 언론인, 일반 관람객 등 방문객들에게 공개했다. 이범석함은 보안상 이유로 외부만 공개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29개국 중 이지스구축함이 동원된 나라는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 네 나라, 잠수함이 참가한 나라는 한국과 미국 등 두 나라 뿐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5시간 동안 진행된 함정 공개 행사를 통해 율곡이이함과 충무공이순신함엔 모두 3500여 명이, 천자봉함엔 1300여 명이 다녀갔다.
율곡이이함은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등 대(對)탄도탄 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충무공이순신함은 청해부대 대해적작전, 해양안보작전 등을 통해 실전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천자봉함은 대규모 상륙작전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이며, 이범석함은 세계 최강 디젤 잠수함으로 평가받는다.
우리 함정을 방문한 싱가포르 안보 매체 소속의 한 기자는 "SNS에서나 접했던 한국 함정에 오르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이라면서 "내부가 굉장히 체계적이고 훌륭하게 꾸며졌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군이 우리 싱가포르 군을 반겨준 것 또한 감사하다"라고 했다.
또한 미 해군 중위를 남편으로 둔 마르타 존슨 씨는 "남편이 한국 해군·해병대와 수륙양용 작전을 했던 게 생각한다"라며 "배 안을 둘러보는 건 멋진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군은 국내 방산업체들과 협력해 지난 1~3일 천자봉함 차량갑판에서 방산전시회를 열었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등 3개 업체가 방산전시에 참가한 가운데 LIG넥스원은 130㎜ 유도무기 비룡과 2.75인치 유도무기 비궁, 무인기와 무인수상정 해검의 모형 등을 전시했다. KAI는 고등훈련기 T-50 모형, 한화시스템은 무인수상정 해령의 모형을 선보였다.
지난 2일 천자봉함에서 열린 함상 리셉션엔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등 500여 명의 외국군이 찾았다. 태권도·K-POP 등 우리 문화를 전하고 한국전쟁(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미국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예우한 점 등이 외국군에 감동을 줬다고 한다.
여기에서 맺은 인연으로 인도 해군의 구축함 쉬발리는 태극기를, 율곡이이함은 인도 국기 티랑가를 각각 자함의 마스트에 걸어 예를 표하기도 했다. 인도 해군 측은 이 과정에서 우리 해군에 '형제국'이란 표현까지 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리 해군은 이번 함상 리셉션을 통해 총 60조 원 규모로 12척 잠수함 건조를 추진 중인 캐나다 측에 우리 해군 잠수함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K-방산 세일즈에도 힘을 쏟았다.
이번 훈련에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 소속으로 참가한 캐나다 해군의 타일러 스미스 중령은 "방산전시관을 둘러보며 한국의 혁신적인 기술들에 큰 감명을 받았다"라며 "대한민국 해군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림팩에서 함께 훈련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K-방산의 결실 또한 이번 훈련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함정들 중 뉴질랜드의 2만 6000톤급 군수지원함(AOE) 아오테아로아함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 수출된 함정이다.
문종화 환태평양훈련전대장(해군 대령)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훈련 참가의 목표 중 하나로 방산협력을 꼽으면서 "우리나라의 방산기술이 향상된 걸 훈련 참가국들에 널리 알려 수출에 기여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라며 "우호관계를 형성해 향후 협력이 이뤄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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