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머니즘'에 빠진 방송가…'파묘' 여파는 계속된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영화 '파묘'의 흥행 후 방송가에도 오컬트 바람이 불고 있다. 드라마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장르였던 오컬트가 예능계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
지난달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신들린 연애'는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연애 예능'에 무당, 타로마스터, 역술가 등의 MZ점술사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의 연애운을 점쳐주는가 하면 점술로 직접 자신과 잘 맞을 것 같은 상대를 유추하며 사랑을 찾아 나선다.
같은 날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은 '대탈출'과 '여고추리반' 등의 프로그램으로 예능계에 한 획을 그은 정종연PD의 신작이다. 출연자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초자연적인 사건을 추적하고 미션 해결에 나서며 추리를 해나간다.
두 프로그램 모두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시도였던 만큼, 첫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컸다. 공개 후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신들린 연애'는 점괘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출연진들의 러브라인을 통해 화제를 모으며 2049시청률 전 채널 1위,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6월 3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1위를 거며쥐며 정PD의 명성을 입증하기도.
여기에 티빙에서는 11일 한국판 오컬트 다큐멘터리인 '샤먼 :귀신전'을 공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귀신 현상으로 고통받는 사례자와 무속인의 의식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형 샤머니즘에 대해 밀착 취재한다. 실제 사례의 현장 뿐 아니라 무당의 시선, 종교학자와 민속학자, 인류학자와 심리학자 등 전문가의 시선까지 프로그램에 담는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과거 마니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오컬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자칫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샤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다만 제작진 역시 이러한 의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들린 사랑'의 김재원CP는 제작발표회 당시 프로그램에 대해 "미신 조장보다는 점술이라는 커다란 시장에서 무분별하게 점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인간으로서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오컬트'가 점점 메이저 장르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향후 제작진들 역시 이와 관련한 고려가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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