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병원…전공의 향해 "복귀든 사직이든 결정" 요구

강민성 2024. 7. 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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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미복귀' 전공의 대책 발표가 임박하면서 각 수련병원이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풀린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병원들은 사직서를 수리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정부와 전공의들만 쳐다보며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지 꼬박 한 달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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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의료진 <사진: 연합뉴스>

정부의 '미복귀' 전공의 대책 발표가 임박하면서 각 수련병원이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풀린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병원들은 사직서를 수리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정부와 전공의들만 쳐다보며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병원 대부분이 사직서 수리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가운데, 일부는 소속 전공의들을 상대로 "이제는 복귀든 사직이든 결정해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지 꼬박 한 달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4일 수련병원에 내린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전공의들에 내린 진료 유지명령 등을 일제히 철회했다. 당시 정부는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수련을 이어가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병원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를 파악하고, 사직서 수리 등을 마쳐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과 전공의들은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이 어떤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다.

우선 병원들은 정부의 명령이 철회됐다고 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사직서를 당장 수리하기엔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병원 입장에서는 그동안 수련했던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걸 가장 바라다보니 정부의 태도 변화를 원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확실한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병원 내부에서도 사직서 수리와 사태 해결 방안을 두고 의견이 갈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복귀와 사직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결원을 채울 때가 됐다는 의견과, 정부의 추가 대책을 보고 결정하자는 의견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들에게 사직과 복귀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려고 해도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것도 문제다. 서울의 A 수련병원 관계자는 "당장 병원 안에서도 전공의들을 품고 가야 한다, 이제 진짜 사직을 원하는 전공의들을 보내줘야 한다는 둥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터라 결단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발표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수련병원 관계자 또한 "병원들은 원래 수련하던 전공의들이 그대로 복귀하길 바라지만, 정부가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고 보고 거기에 맞춰서 설득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병원이 사직서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다 보니 '먼저' 나서는 게 부담스럽다는 곳도 있다. C 수련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사직서를 수리해도 된다고 해서 병원이 섣불리 조치하기는 어렵다"며 "사직서를 수리한다고 하면 전공의들을 포기하는 모양새가 되기도 하고, 다른 병원들도 서로 눈치 보는 상황에서 우리가 (사직서 수리로) 총대를 메기도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의 D 병원에선 연락이 닿지 않는 전공의들에 최근 '사직할지, 복귀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려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제출한 사직서의 진의를 확인하려는 조치다. 이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확실히 의사를 표시해줘야 병원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결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마지막 절차상 전공의들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락이 잘 닿지 않아 집으로 우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일부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전공의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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