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없는 테니스 ‘체험형’ 매장부터 ‘인증샷’ 명소까지…“내가 아직도 백화점으로 보이니?”

김현주 2024. 7.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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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체험, 프리미엄 이미지 지향…입점 개별매장 규모 점차 커지는 추세
단순 인테리어 바꾸는 수준 넘어…‘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정의

최근 백화점의 리뉴얼 트렌드는 이커머스와 차별화다. 온라인에는 없는 오프라인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 체험 매장을 만들고 식음료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동시에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되는 10·20대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를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백화점들이 고객 체험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향하면서 입점한 개별 매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10층에 세계적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JBL 럭셔리’와 ‘제네바’ 매장을 동시에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1979년 개점 이후 최대 규모의 재단장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점 남성패션관은 남성해외패션관으로 재단장하면서 한 층에 입점한 브랜드 수를 줄이고 매장당 면적을 넓혔다.

신규 브랜드를 입점하며 공간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이달 초 10층 오디오 매장에 청음실을 만들어 고객이 직접 상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월드몰에는 지난해 5월 테니스 코트를 통째로 넣은 테니스용품 매장을 열었다. 매장 규모는 500㎡(150평)에 달한다.

체험형 매장은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이다보니 앞으로도 상품과 체험의 복합 매장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더현대서울 5층 유·아동 매장을 재단장해 신개념 팝업 공간인 '에픽 서울'을 만들었다. 에픽 서울은 730㎡(약 220평)로 의류 매장 10여개를 합한 규모다. 이곳에는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열리며 고객들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색적인 공간은 점포 이미지를 바꾸고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 젊은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도 있다.

더현대 서울 지하 2층 ‘주술회전’ 팝업스토어 전경. 현대백화점
 
백화점들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고객을 잡기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백화점 주요 상품군인 패션 카테고리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부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온라인이나 서울 성수동 플래그십 스토어와 같은 단독 매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신생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서로 모셔가는 분위기다.

점포 재단장에 나선 백화점들이 빠뜨리지 않는 곳은 바로 식품관과 식사 공간이다.

식품관은 친구들 모임, 가족 나들이 등 오프라인 공간을 찾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에서 백화점마다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단순히 인테리어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백화점을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대대적인 재단장을 진행하며 지난 2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인 '스위트 파크'를 열었다. 이달 초에는 JW메리어트호텔과 경계에 있는 곳에 새로운 공간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 문을 열며 프리미엄 푸드홀을 선보였다. 현재는 슈퍼마켓과 델리(즉석조리식품) 코너를 재단장하고 있다.

식품관 재단장과 함께 유명 맛집을 유치하는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백화점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8월 베이글 전문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백화점 업계 처음으로 입점시켰다. 월평균 15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명품관 식품관을 재단장하며 중국에서 연간 10억잔 이상 판매하는 프리미엄 밀크티 전문점 '차백도'를 들여왔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큐’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신세계
 
뿐만 아니라 백화점업계는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이큐!!' 팝업스토어를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서 7일까지 연다. 이 팝업스토어는 다음 달 18∼28일에는 대구점과 광주점에서도 열린다. 하이큐는 고등학교 배구부를 주제로 연재된 일본 만화로, 최근 TV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티셔츠와 피규어(모형 인형), 가방, 쿠션, 책갈피, 문구류 등 400여종의 굿즈를 만날 수 있다. 이 가운데 50여종은 신세계백화점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0∼12월에는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국내 첫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드로잉과 스토리보드, 150장의 애니메이션 원화 전시와 함께 한국 한정판 굿즈를 판매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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