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관통하는 ‘빅 걸’ 이영지[스경X이슈]

김원희 기자 2024. 7.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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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영지의 ‘스몰 걸’이 음원과 음악방송을 접수한 데 이어 그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화제다.

이영지가 지난달 21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16 판타지’의 타이틀곡 ‘스몰 걸’은 지난 6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과 투어스의 신곡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4일 방송된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이은 2관왕으로, 이영지는 두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하지 않고도 쟁쟁한 아이돌 후보들을 넘어 청중의 선택을 받았다.

음원차트 역시 발매 직후부터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멜론, 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서 에스파, 뉴진스와 나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 5일 애플뮤직이 공개한 6월 한 달간 글로벌 구독자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인기곡 차트에서도 7위에 올라, 뉴진스, 에스파, 아일릿, 라이즈 등 인기 아이돌과 함께 존재감을 빛냈다.

이렇듯 ‘스몰 걸’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시대를 관통한 메시지에 있다. ‘스몰 걸’은 큰 키와 큰 목소리, 괄괄한 성격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와 그런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부르는 사랑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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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는 ‘만약 내가 작은 볼과 밝은 핑크색 입술을 가졌으면 네가 나한테 키스하고 싶었을까 / 또는 갈색 긴 머리에 얇은 허리를 가졌다면 네가 나를 껴안고 싶었을까’ ‘나는 작은 여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어’ ‘비록 내가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 시끄러운 성격을 가졌대도 / 사랑해줄 수 있어?’ 등의 가사를 통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한편, 세상이 가진 보편적인 ‘여성성’이라는 기준에 비켜 나 있는 모든 ‘빅 걸’들을 향한 귀엽고 뭉클한 위로를 전한다.

2년여 사이 걸그룹 등 여성 가수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체성을 강조하고 고정관념에 맞서는 노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다수의 노래가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강렬하게 통찰하고 비판하며 ‘이상향’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했다면, ‘스몰 걸’은 현실과 맞닿은 솔직한 이야기로 좀 더 위로와 공감을 안긴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또 이별이나 복수를 주제로 편견을 깨부수는 메시지를 전했던 노래들과 달리, ‘스몰 걸’은 자신의 콤플렉스가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더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도경수의 몫도 크다.

이영지 ‘스몰 걸’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이영지 공식 유튜브 채널



‘빅 걸’을 사랑하는 남자 역을 노래한 도경수는 ‘만약 내가 네가 신경 쓰고 있는 것들 전부를 신경 쓰고 있었다면 / 난 네 것이 아니었을 거야’ ‘난 어떤 환상도 없어 / 그리고 그 어떤 환상도 없을 거야’라며, 다정한 응원을 전한다. 이는 단지 키가 크거나 목소리가 큰 ‘빅 걸’들 뿐만 아니라, 여타 성 고정관념이나 콤플렉스에 기가 죽은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모습 그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이렇듯 큰 울림을 주는 ‘스몰 걸’이 주목받으면서, 그 작업 비하인드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영지는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 출연해 뮤직비디오 속 도경수의 갑작스러운 볼 뽀뽀를 받고 도망가는 장면을 두고, “도경수와 처음 만난 날 첫 신이었다. 도경수가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해줘서 나온 신이다.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겠다고 계속 말을 걸어줬는데, 뒤에서 감독님이 ‘3, 2, 1’을 외치는데도 말을 안 멈추더라. 그러다 (촬영이 시작됐고) 리얼로 간 것”이라고 밝혀 설렘을 배가시켰다.

또 지난 5일 방송된 KBS2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에서는 도경수와 절친한 지코가 게스트로 출연한 이영지에게 “나도 이 곡에 숟가락을 얹었다. 녹음 전 데모 버전을 들려주며 의견을 구하기에 무조건 해라. 좋은 시너지가 될 것 같다”고 적극적으로 추천했다는 깜짝 비화를 전해 시선을 모았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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