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의 '토종 30-30'에 MVP까지…두 마리 토끼 쫓는 KIA 김도영
신인왕 레이스는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가장 앞서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프로야구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후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간다. 선두를 달리는 팀 성적과 맞물려 최우수선수(MVP) 타이틀까지 노릴 만한 페이스다.
6일 올스타전을 마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는 8일까지 휴식을 이어간 뒤 9일부터 시즌을 재개한다.
순위 싸움이 본격화할 후반기엔 각종 타이틀 싸움도 흥미롭다. 홈런왕과 다승왕, 평균자책점 등에서 각축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은 MVP다.
아직 이른 시점이긴 하나, 전반기만 놓고 보면 김도영은 올 시즌 현재까지 강력한 MVP 후보다.
그는 전반기 81경기에 출전해 0.341의 타율(9위)과 23홈런(2위) 26도루(5위) 60타점(12위) 78득점(1위) 109안타(3위) 등을 기록했다. 장타율 0.622, OPS(출루율+장타율) 1.030으로 이 두 개 부문 역시 리그 1위다.
김도영이 전반기 가장 강력한 타자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다.
특히 '호타준족'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그는 4월엔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했고,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20(홈런)-20(도루) 클럽을 달성했다. 전반기 20-20은 역대 4번째이며, 만 20세 8개월 21일의 나이로 달성해 역대 최연소 2위 기록도 달성했다.
전반기 23홈런, 26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은 후반기 30-30 클럽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30-30 클럽은 프로야구 역사상 8명만이 달성한 진기록이다. 1996년 박재홍을 시작으로 1997년 이종범, 1998년 박재홍, 199년 홍현우, 이병규, 제이 데이비스, 2000년 박재홍, 2015년 에릭 테임즈가 기록했다. 이 중 테임즈는 유일무이한 40-40 달성자다.
현재로선 김도영이 최연소 30-30 달성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최연소 30-30은 최초 달성자인 박재홍의 22세 11개월 27일인데, 2003년 10월 2일생인 김도영은 아직 만 21세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론 40-40도 가능한 페이스다. 현재의 페이스를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한다면, 김도영은 40홈런과 45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물론 가능성이 높진 않다.
그러나 30-30을 달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메리트다. 국내 선수 중에선 역대 5번째, 마지막 달성을 기준으론 무려 24년 만의 업적이기 때문이다.
김도영이 30-30을 무난히 달성하고, KIA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쥔다면 'MVP 0순위'는 누가 뭐래도 김도영이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레이스도 치열하다. 올 시즌 유독 신예들이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이들이 몇 있다.
전반기까지 가장 앞서나가는 건 김택연(두산 베어스)이다. 팀의 필승조로 시즌을 시작한 김택연은, 6월 이후론 팀의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그는 마무리 투수로도 안정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38경기에서 38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8세이브 4홀드에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블론 세이브는 두 번뿐이었다.
후반기에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김택연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쟁자들도 없지 않다. SSG 랜더스의 '투타 영건'이 조병현과 박지환이 맹렬히 추격 중이다.
조병현은 2021년 입단했지만, 올 시즌 전까지 1군 등판 경기가 3경기에 불과해 신인왕 자격을 갖췄다. 현재까지 46경기에서 3승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63으로 SSG의 필승조 한자리를 꿰차고 있다.
조병현은 지난달엔 두 경기에 걸쳐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1998년 이대진(해태 타이거즈) 이후 26년 만에 나온 리그 타이기록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SSG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박지환 역시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박지환은 복귀 이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0.364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김택연, 조병현에 비해 아직 누적 기록이 부족하지만, 후반기의 활약 여하에 따라선 신인왕 레이스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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