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이렇게 내려가는데…일본 망하는 거 아녜요?[문제는경제야바보야]
■ 방송 : 유튜브 채널 'CBS 2시라이브'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 진행 : 김광석 한양대 교수
■ 대담 : 박상준 와세대대학교 교수, 이명찬 게이오대학교 박사
일본은 '관리 잘된 노인' 혹은 '분칠한 민주주의 국가'
▶박상준> 젊을 때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벌고 하지만 또 열심히 싸우고 육아 애를 어떻게 할 것인가 가지고도 부부가 열심히 싸우기도 하고 그런데 한 60쯤 되면 서로 힘도 빠지고 또 이제 열심히 일해도 별로 일할 만한 것도 없고 그때부터는 그동안 저축해둔 거 또 연금 이런 거 가지고 살면서 조금 이제 싸우지도 않고 서로 많이 이해하고 좀 평온하게 사는 그런 분들을 많이 봤거든요. 제가 일본을 보면서 일본을 '관리를 굉장히 잘하면서 평온하게 살고 있는 60대와 같다'라고 늘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현재 노인이기 때문에 성인병, 당뇨병, 고지혈 이런 게 있겠죠. 50대 까지만 해도 옛날 생각을 하고 막 치열하게 열심히 살다가 지금은 내가 더 이상 젊지 않구나 알면서 관리하는 법을 알게 된 그런 60대요.
▶이명찬> 일본의 현재 노인 사회, 역동적인 사회가 아니라 어느 정도 선진국에서도 이제 내려오는 듯한 그런 분위기를 정확히 표현해 주셨는데 저는 일본에 유학할 때에 일본이 선진민주주의 국가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한 20년 지나서 보면, 일본이 발전하기보다는 이제 관리하고 뭐 이런 나라가 됐잖아요. 왜 그런가 보니까 이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꽤 거리가 있다는 거예요. 민주주의 국가는 뭐냐, 한국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여야 싸우는 거 보시면 거의 국가가 절단할 듯이 싸우잖아요. 어떻게 보면 역동성이고 여기에서 경쟁이 되기도 하고 여기에서 발전이 나오기도 하고 그리고 또 어떤 면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거죠. 그런데 일본은 그런 게 없어요. 선거를 하면 자민당이 무조건 이기는 걸로 되어 있으니까 아예 야당 취향인 사람들은 선거에 안 가요. 아주 우익에 가까운 자민당 골수 지지층 이 사람들은 거의 꼭 가서 투표를 한단 말이에요. 어떤 한쪽 의사만을 반영하는 투표라는 건 어떻게 보면 요식 행위에 불과한 이런 것들이 일본의 여러 가지 문제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민주주의 같지만 사실은 화장해서 민주주의를 보는 거지, 화장을 지우고 나면은 알아보기 힘든 민주주의죠.
여전히 강력한 '초크포인트' 가졌지만, 낮은 금리에 엔화는 죽 쑤는 중
▶김광석> 수퍼 엔저 현상에 여러 현상이 있겠지만, 주된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면?
▶이명찬> 단기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달러의 금리하고 일본의 금리 차 이 부분이 가장 강력했는 부분은 확실해요. 무엇보다 엔화의 매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일본의 경제가 과거 같지 않다는 거죠. 아까 우리 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 노부부의 어떤 모습이란 말이죠. 구체적으로는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디지털 적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아날로그 사회 일본이 그동안은 그냥 적응해서 살았는데 그게 불편하다는 걸 알기 시작한 거예요. 바꾸려고 보니 자문을 받아야 하는데, 크라우드를 활용한 것들에 지불하는 돈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합니다. 2030년도까지 일본이 해외에서 사들이는 에너지 가격에 버금가는 액수가 될 거라고 해요. 어마어마한 액수죠.
일본은 또 해외에 투자한 자산이 워낙 크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지금 해외에 나간 자산들이 일본으로 되돌아오질 않아요. 엔저 상황에서 생산 비용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이 서서히 돌아올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말이죠. 일본 국내 시장이 낙관적이지 않기 떄문이죠. 해외에 투자한 돈은 거기서 이익이 남아도 현금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엔화를 가지고 달러를 사서 뭘 해야 될 일은 계속 생기는데 달러를 가지고 엔화 사는 일은 별로 자꾸 적어지니까 현금 흐름에서 계속 적자가 나죠.
▶박상준> 하지만 워렌버핏이 일본의 5대 상사에 거대한 투자를 했다고 해요. 아마존이라든가 마이크로소프트라든가 구글이라든가 그런 거대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일본에 투자를 하고 있어요. 만약에 일본경제에 아무런 매력이 없다면 그런 거대 미국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겠죠.
일본은 지금 무너진 분야에서는 싸우려고 하지 않아요. 일본이 강력한 것은 반도체 소부장에서 전 세계 시장의 거의 40% 정도를 일본이 장악을 하고 있으니까, 완성품 반도체에서는 일본 몫이 없지만 반도체를 완성하는 데는 일본 기업이 없어선 안돼요.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 가지고도 미국과 경쟁하려 하지 않아요. 대신 이것들이 자기네 기술력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예요. 일본의 새로운 '초크 포인트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세 가지 품목을 수출 규제를 한다고 했을 때 한국이 한국 반도체 움직이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렇게 느끼게 되는 것처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AI에 대해서는 세계 최첨단이고 가장 잘 나가지만 소니는 여기서 AI 구동에 필수적인 화상센서 분야에서 가장 강력하죠. 제가 일본이 평온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평온한 이유 중에 하나가 고용이 굉장히 좋아요. 고용은 기업이 실적이 좋지 않으면은 결코 좋을 수가 없어요.
성인병을 가진 일본이라고 예를 들면, 국가부채가 심각하죠. 금리를 높이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금리를 높이면 재정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인데, 이거를 이제 전 세계가 알게 된 거예요. 일본이 금리를 높였지만 10년물 국채금리가 0%에서 지금 1% 올라온 상황이니, 일본 경제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이 많죠. 미일 금리차가 축소된다는 전망이라도 있어야 엔화 가치가 올라가겠구나 생각들을 할텐데, 그러기 어렵다는 걸 전 세계가 알게됐기 떄문에 엔화의 약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죠. 일본의 터닝포인트는 그래서 미국에 달렸어요. 미국의 금리가 낮아져야 엔화 가치가 좀 오르는 거죠.
"동경 외환시장이 이렇게 불안해하는 건 처음"
▶박상준> 2023년 9월 10월에 엔화환율이 150엔 터치했었거든요. 그때 일본은행이 9조엔 정도를 써가지고 150엔을 막았어요. 다시 또 내려가기 시작해서 150엔이 깨졌는데 150엔이 깨지고, 또다시 160을 터치를 하고 있단 말이에요. 9조엔 이상을 또 썼습니다. 제가 일본에 25년 살면서 동경 외환시장이 이렇게 불안해하는 거를 본 건 처음이다라고 느꼈는데 최근에 또다시 내가 일본에 살면서 동경 외환시장이 또 이렇게 불안해하는 것은 처음이다 느끼고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은 해외에 있는 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다시 일본에 가져오지 않아요. 거기에서 재투자를 해요. 그러니까 해외에 점점점 더 생산 설비를 늘리고 해외 M&A, 지난 2~3년간 외국에 있는 기업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게 일본이에요. 끝없이 외국에 있는 기업과 광산과 해외 자산들을 사들이고 있어요. 매년 어마어마한 달러 재산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죠. 어느 순간 이 소득을 일본에 들여오게 되면 달러가 순식간에 일본에 들어오면서 엔화로 바뀌게 되니까 그때 엔화가 갑자기 급등을 하거든요. 그런 경험들을 일본은 가지고 있기도 해요. 그래서 양쪽이 다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어요. 어느 쪽으로 갈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지금의 현재 도끼 외환 시장의 분위기는 정말 모르겠다.
▶이명찬> 지금은 수출도 안 늘어요. 수출할 만한 기업들은 전부 다 해외로 다 나가버렸다는 거예요. 엔저 때문에 고통받는 쪽은 부지기수예요. 해외 좀 나가려고 그러는 사람들은 해외에 이제 출장을 가거나 아니면 해외 주재원들이나 이 사람들은 아예 그냥 그냥 가난해졌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는 거예요. 외교관들은 어떤지 아세요? 엔저가 너무 심해서 월급 가지고 다른 나라 외교관들하고 식사를 하지도 못한대요. 일본 국민들은 지금 해외 여행 갈 수 있습니까? 거의 못 가요. 반면 전 세계 여행객들이 일본을 막 휘집고 다니잖아요. 오버투어리즘이라고 그래가지고 이게 길 걸어가기에 불편할 정도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막 그러니까 일본 입장에서 보면 열 받겠죠. 거기다가 한국인들이 그렇게 많다잖아요. 전세계 일본인 여행객들이 한순간에 다 사라졌고 그 빈틈을 한국인들이 다 채우고 돌아다닌다 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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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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