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화학 생산 전망치 과다 산정…온실가스 배출한도 늘려줘”

김정수 기자 2024. 7. 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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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NDC)를 수정하면서 석유화학산업의 미래 생산량 전망치를 과다 산정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한도(목표 배출량)를 늘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한 샤힌 프로젝트는 연산 180만t 규모로 에틸렌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것이 목표인데 김 연구원은 "정부는 샤힌 프로젝트로 연간 174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계산했으나, 최근 3년간 석유화학 산업의 에틸렌 설비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생산능력 향상이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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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연구 단체 넥스트 “지난해 생산량 1760만t 전망치 크게 하회”
지난해 3월9일 윤석열 대통령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Shaheen)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추진하는 9조258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NDC)를 수정하면서 석유화학산업의 미래 생산량 전망치를 과다 산정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한도(목표 배출량)를 늘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생산량 전망치가 부풀려지면 업계는 실제 필요한 양보다 넉넉히 할당되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팔아 일종의 불로소득을 올리며 손쉽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기후·에너지 연구단체인 ‘넥스트’는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함께 지난 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연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김수강 넥스트 연구원은 “정부는 자동차 등 석유화학 전방 산업의 성장과 중국와 인도로의 수출 확대를 예상해 생산량 전망을 높게 설정했으나 2023년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원료인) 기초유분의 실제 생산량은 1760만t으로, 전망치인 2140만t을 벌써 크게 하회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생산량 전망이 시작부터 빗나갔다는 얘기다.

지난해 4월 정부는 ‘2030엔디시’ 수정 과정에서 2030년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목표 배출량을 애초 2억2260만t에서 2억3070만t으로 늘렸다. 석유화학 산업의 목표 배출량을 3740만t에서 5480만t으로 47%나 늘렸기 때문이다. 대신 산업 부문 최대 배출 업종인 철강산업의 배출량을 줄이는 등 다른 업종의 배출량은 소폭 조정했다. 당시 정부가 사용한 산업연구원의 석유화학산업 생산량 전망 자료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유분 생산이 2022년 2140만t에서 2030년 2570만t까지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넥스트 제공
넥스트 제공

하지만 김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규제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소비도 감소해 생산량이 줄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배출량이 늘 것으로 본 근거 중 하나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한 샤힌 프로젝트는 연산 180만t 규모로 에틸렌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것이 목표인데 김 연구원은 “정부는 샤힌 프로젝트로 연간 174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계산했으나, 최근 3년간 석유화학 산업의 에틸렌 설비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생산능력 향상이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후·에너지 연구단체인 ‘넥스트’와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공동 주최로 ‘2050 탄소중립-2035 NDC의 의미와 추진 방향’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국내 기초유분 생산량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자체 전망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산업에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540만t 추가 감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넥스트는 이에 따라 현재 5480만t으로 설정된 2030엔디시의 석유화학 산업 목표 배출량을 3950만t으로 축소할 것과 내년까지 수립해야 하는 2035엔디시에서 목표 배출량을 3620만t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3950만t과 3620만t은 2018년 석유화학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4690만t에서 각각 20.4%, 22.8% 줄어드는 규모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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