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 30주기 추모 분위기 조성…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할까
보통 정주년에는 대규모 추모 행사
김정은 독자 우상화 작업 속 참배 여부 주목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부 김일성 주석의 30주기(7월8일)를 앞두고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김 위원장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지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1~2면에서 실은 김 주석 관련 기사에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을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로 영원히 높이 받들어 모셔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수령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인민의 이 믿음은 영원히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김정은)만을 따르려는 충성의 일편단심”이라고 했다. 김 주석을 향한 충성은 곧 김 위원장을 향한 충성과 같다는 뜻이다.
신문은 전날에도 김 주석의 사망일을 “민족 최대의 추모의 날”이라고 부르며 “수령님의 만고불멸의 업적이 있어 부강번영하는 우리 조국의 오늘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4일부터 김 주석의 업적을 주제로 한 토론회와 추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추모 분위기를 띄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매년 김 주석 사망일을 전후해 각종 행사와 메시지를 통해 추모를 독려해 왔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이다. 북한은 보통 정주년에는 예년보다 행사의 규모를 키워왔다. 북한은 앞서 김 주석 25주기(2019년)와 20주기(2014년)에는 중앙추모대회를 각각 개최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도 참배했다. 지난해 29주기 때는 김 위원장이 참배했다는 사실을 관영매체가 보도했지만, 사진과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올해에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추모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최근 선대의 후광을 지우고 김 위원장의 독자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에서는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얼굴이 새겨진 배지가 공개 석상에 나타났다. 회의 참석 간부들이 해당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또 북한은 그간 ‘태양절’로 불렀던 김 주석의 생일(4월 15일)의 명칭을 올해부터 ‘4·15’로 변경하기도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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