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韓, 사과하라” 나경원 “이래서 총선 진 것” 윤상현 “당정관계 악화 안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4·10 총선 국면에서 ‘대국민 사과하겠다’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7일 원희룡·나경원 등 경쟁 후보들이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한 한 후보의 대응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행태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害黨) 행위”라며 “한 후보는 총선 때도 총선보다는 본인의 이미지를 우선하다 선거를 망쳤다”고 했다.
원 후보는 특히 한 후보가 전날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당무 개입으로 생각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며 반발한 것을 문제삼았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 논란을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며 “그럴수록 한 후보에게 당대표를 맡기면 안 된다는 확신만 확산될 뿐”이라고 했다. “이런 분이 당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불능이 되고 당은 사분오열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당의 탄핵 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원 후보는 “윤 대통령 부부와 한 후보의 관계가 공적인 문제를 논의하면 안 되는 사적인 관계냐”며 “그렇다면 그전에는 왜 그토록 많은 문자를 보냈느냐. 공사를 엄격히 구분해 공적인 문제는 사적으로 의논하지 않는다는 분이 왜 ‘사적 관계에 있는 분들’과 공적인 정무적 판단을 의논했느냐”고 따졌다. “만일 그 증거가 나온다면 후보를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고도 했다.
원 후보는 또 “한 후보는 ‘김 여사 문자 내용이 사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과하기 어렵다는 쪽’이라고 말했는데, 둘 중 한 분은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한 후보가 문자를 공개해서 진실을 밝히거나, 아니면 사과하고 이 논란을 마무리하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던 것”이라며 사실상 한동훈·원희룡 후보 양측을 모두 공격했다.
나 후보는 한쪽에 대해선 “어설프게 공식-비공식 따지다 우리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 여사 사과의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라고 했다. 다른 한쪽에 대해선 “이 와중에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나 하면서 오히려 역풍이나 불게 만드는 무모한 (윤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했다. “패배 브러더스의 진풍경”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솔직히 한동훈·원희룡 두 후보 모두 당이 이 지경이 된 데 책임이 있다”며 “대선 승리를 가져온 선거 연합을 해체하는 뺄셈 정치를 자행할 때, 지난해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벌어졌을 때 침묵하던 분들이 인제 와서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 하겠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서 “한 후보는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당·정 관계를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총선 과정에서도 당·정 갈등을 일으키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충돌한다면, 대표가 된다 한들 당도, 대통령도, 본인도 공멸뿐”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한동훈의 화양연화(花樣年華·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였다는 문재인 정부 초기는 우리한테는 지옥과 같았던 시절이었다”며 “자고 일어나면 검찰 소환으로 보수 우파 인사들이 검찰청에 줄을 잇던 그 시절, 나는 야당 대표를 하면서 피눈물을 흘렸던 시절이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어 “그건 국정농단이라는 정치 프레임을 씌워 자행한, 문재인 정권 사냥개들의 광란의 정치 수사였다”며 “(한동훈 후보를) ‘조작제일검’이 아니라 ‘조선제일검’이라고 치켜세운 일부 언론도 당시는 한패거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제대로 된 검사를 해봤기에, 한동훈 아류 검사들의 행태는 누구보다도 잘 안다”며 “그걸 잊으면 우리 당 당원들에게 미래가 있겠나. 정신들 차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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