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굳어진 바이든 사퇴론…지지자들 '치킨게임' 시작됐다
임상범 기자 2024. 7. 7. 10:54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 및 인지 능력 우려에 대한 정면 돌파에 나섰지만 민주당 후보직 사퇴를 놓고 당 안팎의 찬반론이 더욱 격해지고 있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6일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 잔류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치킨게임'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고전한 이후 거세진 후보직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이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강림해 선거를 관두라고 하시면 관두겠다"며 완주 의지를 보였습니다.
또 "나는 여전히 건강하다"며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명 인터뷰에도 지지자들의 결집보다는 분열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수백만 달러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공동 주최한 로스앤젤레스 개발업자 릭 카루소는 6일 한 인터뷰에서 좀 더 확신이 들 때까지 바이든 대통령 재선 지원을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루소는 대선 TV 토론에 낙담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ABC 방송 인터뷰가 이런 입장을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카루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후보직 사퇴가 "바이든 대통령이 해야 할 명예로운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와 월트디즈니 창업주 가문의 상속녀인 애비게일 디즈니 등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를 교체할 때까지 민주당에 대한 기부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대선에 지원할 자금을 상원과 하원 선거로 돌리겠다는 기부자들도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공개적인 사퇴 요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앤지 크레이그 민주당 하원의원은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효과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트럼프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민주당 하원의원 5명이 이런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선사업가 에이미 골드만 파울러는 "나는 오랫동안 바이든 대통령 팬이었으며 그의 재선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선거자금으로 40만 달러(약 5억 5천만 원) 넘게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벤처캐피털 프라임타임 파트너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기부자인 앨런 패트리코프는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서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더 많은 기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액 기부자 조언을 담당하는 민주당 전략가 드미트리 멜혼은 "TV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약간 피해를 줬지만, ABC 방송 인터뷰는 피를 멈추게 할 것"이라며 "재정적(기부금)으로나 개인적(기부자)으로나 두 배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플랜 B'(대안)가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일부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여전히 그를 지지한다면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대선 후보로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일부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치킨게임을 서둘러 끝내려는 절박함이 관측됩니다.
이들은 민주당을 다시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기 위한 공개적인 노력에 들어갔습니다.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ABC방송 인터뷰가 끝난 뒤 "바이든은 우리나라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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