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지력 검사' 거부에 우려 속출…'사퇴 촉구' 의원 5명으로

김성식 기자 2024. 7. 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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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인터뷰서 검사 일축…CNN 의학기자 "알츠하이머 진단 검사 필요"
퀴글리·크레이그 의원, 사퇴 압력 동참…"트럼프 이길 수 없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부터 이틀간 이어지는 독립기념일 연휴을 활용해 선거 유세에 매진할 예정이다. 5일에는 ABC뉴스와 인터뷰를 한 뒤 위스콘신주에서 유세를 펼친다. 2024.07.04/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인지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신체검사를 거부하면서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한 민주당 현역 의원이 6일(현지시간) 기준 5명으로 늘어났다. 첫 대선 TV토론 이후 거세진 고령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총력전에 돌입했지만 민주당 내 후보 사퇴 압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ABC 방송 인터뷰에서 인지 능력 및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매일 신경 검사를 받는다. 내가 가는 곳마다 세계 최고의 의사들이 함께한다"며 "아무도 내가 신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또한 '앞으로 4년 더 일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능력이 충분하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신경외과 전공의인 산제이 굽타 미국 CNN 방송 의학 전문기자는 "이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상세한 인지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공유해야 할 때"라고 직격했다. 굽타 기자는 이날 자사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진행된 첫 대선 TV토론을 거론하며 "신경학적 관점에서 그가 횡설수설하고, 문장 중간에 집중력을 잃고, 말을 멈추고, 얼굴 움직임이 없어져 때로는 입을 벌린 채 밋밋한 표정을 지은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관찰 결과일 뿐 정확한 진단은 아니며 의사들 중 누구도 그러한 사실을 암시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자세한 인지 능력 및 운동 장애 검사를 받도록 권장하고 그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게 내게 연락한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이들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활용되는 판단·기억력 감퇴 검사와 뇌의 단백질 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혈액 검사, 비타민 B12 검사 등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받은 지난 2월 종합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서도 굽타 기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당시 케빈 오코너 백악관 주치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하고 원기 왕성한 81세 남성"이라며 "여전히 대통령 직무 수행에 적합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굽타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뻣뻣한 걸음걸이와 얼굴 표정 변화 감소를 설명할 수 있는 파키슨병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러한 원인에 대한 검진이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노화에 따른 기능 저하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고령을 이유로 출마를 막아서는 안 되지만 대통령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에 방해가 될 정도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존 로우 컬럼비아대 보건정책·노화학 교수는 이날 CNN에 "보통 나이가 들면 기억력 외에도 추론력과 사교성, 주의력과 방향감각, 정서적 안정과 판단력 등이 저하한다"며 "80세 이상 노인 인구의 25%가 경미한 인지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능력은 "대통령과 같은 직책에 있어서는 매우 증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ABC 방송 인터뷰 이후 추가로 2명의 민주당 현역 의원이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마이크 퀴글리(민주·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전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당신의 유산은 정해져 있다. 우리는 당신에게 큰 빚을 졌다"면서 "이를 영원히 굳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란) 재앙을 막기 위해서 당신께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물러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앤지 크레이그(민주·미네소타) 하원의원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성명에서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서 효과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물러나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길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를 촉구한 민주당 현역 의원은 앞서 로이드 도겟(텍사스), 라울 그리핼버(애리조나), 세스 멀튼(매사추세츠)까지 포함해 이날 5명으로 늘어났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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