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시간이 왔다"…반도체 강세로 3000선도 넘길까

[주간 증시 전망]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7.29포인트(1.32%) 오른 2862.23으로 장을 마감한 지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증시에서 오랜만에 축제가 벌어졌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하며 코스피 지수가 2년 5개월 만에 장중 2870선을 넘겨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된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 코스피 3000선 돌파도 노려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5일 2862.23에 거래를 마치며 한주간(7월1일~5일) 2.30% 올랐다. 특히 이날 장중 2870선을 넘기면서 종가와 장중가 기준으로 모두 2022년 1월 이후 2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주일간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수, 개인은 순매도세를 보였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52.2% 증가한 10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정도였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2조원 이상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었다.

호실적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외국인은 실적 발표날 하루에만 삼성전자를 1조18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일주일간의 순매수액은 2조1127억여원에 이른다. 이에 힘입어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96% 상승한 8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21년 1월 이후 3년 5개월여만의 최고가였다.

코스피에 훈풍이 불어오며 다른 대형주도 강세였다. 지난 5일 반도체 대장주로 함께 꼽히는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2.61% 올랐고, 삼성전자 그룹주인 삼성물산(5.83%), 삼성전기(4.92%), 삼성에스디에스(2.92%), 삼성생명(2.52%), 삼성화재(1.87%) 등도 나란히 강세였다. 네이버(NAVER)도 5%대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강세가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부각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증시 향방은 외국인 매수세와 거시경제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한주간 주목할 일정으로는 오는 11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12일 미국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등을 꼽았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난주 코스피 2800선대 중반이라는 레벨을 결정했다면 이번주는 미국 6월 CPI 결과가 코스피 레벨을 결정할 것"이라며 "관건은 코어(근원) CPI이다. 코어 CPI 결과에 따라 금리인하 기대 강도가 결정되고, 코스피 2900선 돌파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봤다.

코스피 지수 3000 돌파 여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의견이 갈렸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2개월 코스피 타깃을 3000포인트에서 32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한다"라며 "코스피 타깃은 12개월 전망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데, 기업 실적 전망 상향으로 코스피 BPS(주당순자산가치) 상승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향방은 외국인 매수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하며 "대만이나 일본도 반도체주 위주로 올랐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그에 따른 상승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보지 않아 코스피 3000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