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튀르키예 ‘한국공원’ 준공식…팔각정 설치 등 반세기 만에 ‘새 단장’

정의선 회장 작년 방문 때 개선 약속
6·25 전쟁 74주년 추모 행사 등 개최

현대자동차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있는 ‘한국공원’에 팔각정을 새로 짓는 등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최근 준공식을 열었다고 7일 밝혔다.

튀르키예 한국전쟁 참전기념탑. 현대차 제공

한국공원은 1만여㎡ 규모로 6·25 전쟁에 참전한 튀르키예 군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튀르키예 건국 50주년인 1973년 조성됐다. 불국사 석가탑을 본떠 만든 9ｍ 높이의 ‘한국전쟁참전기념탑’이 서 있고, 탑을 떠받친 지대부 벽면에는 전사자 724명의 이름이 음각돼 있다.

탑을 중심으로 기와지붕을 얹은 관리실과 휴식을 위한 벤치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만들어진 지 50년 이상이 지나면서 시설물이 노후되고 파손돼 보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시설을 돌아본 뒤 현대차가 공원 개선 사업을 맡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매년 이곳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 행사와 참전용사 추모 행사가 열리는 만큼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공원 방문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휴식 공간인 ‘우정의 집’. 한국 전통 양식인 팔각정으로 지어졌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10개월 동안 공원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공원의 상징인 참전기념탑은 상단부의 오염·변색 부위를 세척하고, 하부는 다시 색칠했다.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 국기가 그려진 공원 담장과 벤치 등 휴게시설도 새로 단장했다. 갈라지거나 파손된 공원 바닥 포장은 고급스럽고 내구성 높은 트래버틴 대리석으로 교체했다. 참전기념탑을 중심으로 한 공원 바닥 디자인도 선명하고 입체감 있게 개선했다.

공원 관리실도 한국식 한옥 건물로 다시 지어졌다. 나무 그늘이 전부이던 휴게 공간에는 주요 행사 때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한국식 팔각정이 새워졌다. 특히 ‘우정의 집(Kardeşlik Kamelyası)’으로 이름 붙여진 전통 양식 팔각정은 경북 문경에서 제작해 현지로 운송됐다. 국내 목공 전문가 6명이 현지로 이동해 2주에 걸쳐 직접 설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새 단장을 끝낸 한국공원은 지난달 25일 ‘6·25 전쟁 74주년 추모 행사’를 치르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새 단장을 계기로 한국공원을 찾는 현지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튀르키예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