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미떼소년'이 퓨처스 올스타 무대에... "감사하지만, 그걸 뛰어넘을 실력 키우겠다" 다짐

양정웅 기자 2024. 7. 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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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NC 목지훈이 5일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핫초코 광고문의 DM 주세요'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목지훈이 5일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미떼소년'이 적힌 외투를 입고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노(老)감독과 함께 광고를 찍었던 어린 소년이 프로에 입단해 팀에서 주목하는 자원이 됐고,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NC 다이노스의 투수 목지훈(20)은 지난 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남부리그(상무, 롯데, KIA, KT, NC, 삼성) 24인 명단에 포함돼 출전했다.

목지훈은 남부 올스타가 5-1로 앞서던 6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가슴팍에 '미떼소년'이라는 외투를 입고 나온 그는 공을 위로 던져보는 등 전광판에 나오는 영상을 따라했다. 이윽고 외투를 벗은 그는 등에 '핫초코 광고문의 DM 주세요'라는 문구를 보여줘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첫 타자 전다민(두산)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목지훈은 2번 함창건(LG)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을 맞아 첫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그래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임종찬(한화)을 삼진, 김범석(LG)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1이닝을 마무리했다.

목지훈은 이번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1군 경험이 없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부터 얼굴만큼은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이던 2011년 모 회사의 핫초코 광고에 어린 야구선수 역할로 출연했다. 당시 KBO 리그 통산 1388승의 김성근(82) 감독과 함께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지난 2011년 김성근 감독(오른쪽)과 목지훈이 함께 촬영한 광고의 한 장면. /사진=광고화면 갈무리
목지훈의 "야구 하고 싶다"는 멘트에 당시 야인이었던 김 감독이 씁쓸한 표정으로 핫초코를 마시며 "나도요"라고 답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당시 김 감독의 상황과 연결되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 감독은 지난해 2월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 목지훈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촬영 끝나고 가는데 그 친구(목지훈)가 움직이더라. '뛰어봐' 했더니 빠르더라"며 "'너 야구하면 되겠다'고 말했는데, 이 말로 (목지훈의) 엄마가 야구를 시켰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후 정말로 야구를 시작한 목지훈은 효제초-청량중-신일고를 졸업하고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에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입단 후 첫 시즌(2023년)에는 3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12경기(50이닝)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 중이다.

강인권(52) NC 감독도 최근 "지금은 1군에서 보기엔 이르지만, 우리 선발 자원에 들어가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감독은 후반기 콜업을 대비해 6월 중순 들어 목지훈이 선발 등판 시 이닝을 3이닝 정도로 제한 중인데, "후반기 때는 분명히 한번 (1군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NC 목지훈이 5일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목지훈은 올스타전에 출전한 소감을 밝히며 "되게 떨리고 설레면서 왔다. 선수들이랑 친분이 있는 편이 아니라 어색하기도 하고, 이런 느낌이 오랜만이다"고 말했다. 올스타에 뽑혔을 때를 떠올린 그는 "내가 이런 곳에 나가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있었고, 열심히 하니까 좋은 일이 생기는구나 싶어서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올 시즌을 돌아본 목지훈은 "거의 첫 시즌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작년에는 3이닝 밖에 못 던졌다"며 "올해는 선발 로테이션도 돌고 50이닝도 던졌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 그런 부분은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만족하지 않고, 1군에 메인 무대니까 거기까지 가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호성적의 비결은 무엇일까. 목지훈은 "공격적인 투구를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친다고 다 안타가 아니고, 수비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도움도 많이 받고 하면서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4사구도 최대한 안 주려고 하니까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목지훈은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장에 아이스초코를 가져왔다. 그는 "(박)주찬이 형이 인천에 살아서 커피를 사주셨다. 메뉴를 보는데 먹을 만한 게 그거밖에 없었다"면서 "커피는 쓰고 맛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목지훈은 그러면서 자신을 따라다니는 '핫초코 소년' 수식어에 대해 "너무 감사한 마음이 전부이다"면서도 "그걸 뛰어넘을 만큼 실력을 키워서 '목지훈'하면 야구가 먼저 생각날 수 있게 하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NC 목지훈이 5일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핫초코 광고문의 DM 주세요'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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