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기록을 위협할 후보는 케인?[숫자로 보는 유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 나스르)의 라스트 댄스는 우승컵도, 골도 없이 마침표를 찍었다.
호날두를 위안할 게 있다면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자신의 통산 출전 기록을 30경기로 늘렸다는 사실 하나다.
유로 2024에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16강·8강)를 합쳐 총 5경기를 뛴 호날두의 출전 기록은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다. 차순위인 페페(41·포르투)와는 무려 7경기 차이로 사실상 한 대회를 더 참가해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페페 역시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그의 기록을 깰 수 있는 인물은 찾기 어렵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가 공개한 유로 통산 출전 기록을 살펴보면 현역 선수 가운데 언젠가 이 기록에 도전할 인물이 둘 정도로 좁혀진다.
손흥민(32·토트넘)의 옛 단짝으로 친숙한 해리 케인(31·바이에른 뮌헨)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케인은 7일 유로 2024 스위스와 8강전에 뛰면서 자신의 유로 출전 기록을 16경기(공동 19위)로 늘렸다. 잉글랜드가 4강에 오른 터라 이번 대회에서만 최대 2경기에 더 뛸 수 있다. 케인이 자신의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해 앞으로 두 대회를 더 참가한다면 호날두의 기록을 뛰어넘을 여지가 있다.
물론 케인의 기록 도전은 잉글랜드가 우승 후보라는 입지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케인은 첫 유로 도전이었던 2016년 대회 당시 4경기 만에 짐을 쌌던 아픔이 있다. 앞으로 나머지 한 대회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호날두의 기록을 깨기는 어렵다.
또 다른 후보는 골키퍼인 마누일 노이어(38·바이에른 뮌헨)이다. 노이어는 유로에서 총 20경기를 뛰면서 호날두와 페페에 이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노이어가 호날두보다 고작 1살이 어리다는 점을 감안하면 10경기 차를 뒤집는 게 쉽지 않겠지만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페페가 경신한 최고령 출전 기록은 헝가리 골키퍼였던 가보르 키랄리(40세 86일)의 몫이었다.
다만 노이어 본인이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하는 게 변수로 보인다. 노이어는 지난 6일 스페인과 유로 2024 8강전에서 패배한 뒤 “(국가대표 은퇴를 결정하는데)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발언을 남겼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축구화를 벗은 토니 크로스(34)와 은퇴를 암시한 토마스 뮐러(37·바이에른 뮌헨) 등 동료들의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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