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슈퍼엔저 언제까지[하반기 금융시장 전망②]

남주현 기자 2024. 7.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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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7.29포인트(1.32%) 오른 2862.23으로 장을 마감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07.0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가 1380원에 움직이며 호시탐탐 1400원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엔화값은 속절없이 추락하며 85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강세가 진정되며 원·달러가 1300원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엔화값 역시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함께 800원대 후반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원 내린 1380.3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지난달 17일(1381.2원) 1380원대에 오른 후 지난달 28일(1376.7원)과 이달 1일(1379.3원) 이틀을 제외하고 12거래일째 1380원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고공행진은 주요국들의 금리 정책 차별화가 우선 지목된다. 스위스와 스웨덴,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약 5년 만에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영란은행의 8월 금리 예상도 높아졌다. 이들 국가의 금리 인하는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이에 반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지고 있다.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에는 종전 3회 인하 전망이 1회로 축소됐다.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5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에도 파월 의장은 "통화 완화를 위해서는 더 큰 확신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 및 미국의 정치 리스크,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군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영국의 정권교체, 미국 트럼프 재집권 등이 안전자산인 달러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더뎌지는 성장세와 물가 둔화에 미국이 연내 최소 1회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원·달러는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까지 유로화 하락 압력과 대선 불확실성 등은 높은 변동성을 야기하며 달러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최근 '외환시장 동향 및 7월 전망'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원·달러가 1350~1420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평균 1380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4분기 레인지는 1320~1380원으로 평균 1350원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하반기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국가들의 경제 성장 모멘텀과 회복 탄력성이 차별화되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와 4분기 평균 환율 전망치는 각각 1345원과 1335원이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되고, 내수 중심의 견조한 경제 성장 기대감이 조정되면서 달러 레벨은 하향 조정될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 대선 등 추가 상방 압력 이슈들이 유효해 달러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이어 "원화는 AI(인공지능) 기반 반도체 수출 모멘텀에 따른 외수 중심의 경제 성장이 긍정적이지만,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내수 부진에 따른 저성장은 절상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 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일 간 금리 격차 등을 배경으로 엔화가 더욱 약세를 나타내 한때 1달러 당 161.94엔까지 엔화 가치가 하락, 1986년 12월 이후 약 37년반 만에 최저 수준을 또 갈아치웠다고 NHK가 보도했다. 2024.07.04. bluesoda@newsis.com


그런가 하면 최근 달러 당 엔화값은 38년 만에 최저 수준인 161엔대 후반까지 떨어지며 추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BOJ가 긴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다. BOJ의 6월 회의에서는 국채 매입 감액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인 규모 발표를 미루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개입 효과도 낮아졌다. 4월 말 엔화값이 160엔까지 떨어지자 정부가 620억 달러의 외환 보유액을 소진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두달 후 161엔을 넘겼다는 점과, 환율 관찰국에 재지정되며 달러당 엔화값이 단기간 175엔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결국 BOJ가 슈퍼 엔저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소폭이라도 금리 인상에 나서고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는 점에서 연말 엔화값은 현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BOJ가 이르면 이달 중으로, 혹은 10월에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3분기와 4분기 엔·달러 평균값을 각각 157엔과 152엔으로 봤다. 원·엔 재정 환율 평균값은 각각 879과 888원으로 예상했다. 소재용 연구원은 "BOJ의 하반기 소폭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여건이 엔화 강세 전환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원·엔은 향후 BOJ의 통화정책이나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 등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지만, 연말에는 결국 800원대 후반에서 900원 사이로 다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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