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상도] 구름 걷혀 해 뜬 기업 vs 소나기 쏟아져 젖은 기업
[앵커]
최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내놓으며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겠다고 공언했는데요.
굵직한 정책과 사건 속 다양한 기업소식들 기업기상도로 살펴보시죠.
김종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상반기 기업 신용평가에서 등급이나 전망이 떨어진 곳이 유지나 상승보다 훨씬 많았다고 합니다.
일부 경기 반등 조짐도 있지만 개별 기업 사정은 썩 좋지 않단 뜻인데요.
그러면 한 주간 맑고 흐린 기업을 찾아 기업기상도 시작합니다.
첫 맑은 기업은 삼성전자입니다.
반도체가 살아난다더니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 15배 넘게 불어났습니다.
인공지능 AI 시장이 커지며 반도체값이 올라 잘 될 줄은 알았지만, 영업이익이 증권사 평균예상인 8조2천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10조4천억원.
1년 전 대비 증가율로는 자그마치 1천452%입니다.
앞서 지난 1분기에 5분기 만에 흑자를 낸 반도체가 최소 6조원을 넘는 이익을 낸 것 같습니다.
제품 값이 오르니 매출도 74조원으로 23%나 뛰었죠.
실적 호조는 이어질 것 같습니다.
다만 그 폭은 고대역폭 메모리 HBM, 주문형 반도체 파운드리 등 '아픈 손가락'을 어떻게 빨리 고쳐나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다음은 한화오션입니다.
주초 2조원대 대형 선박 건조를 수주하면서 올해 들어 반년 수주액이 작년 연간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중동에서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또 초대형 유조선을 4척씩 수주했는데 금액이 2조1천억원을 넘습니다.
상반기 수주액이 53억 달러.
작년 1년간 수주한 35억 달러보다 한참 많죠.
한 주 전엔 미국 해군함정을 많이 지어온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발표에 미 해군장관 환영 성명까지 있었습니다.
조선업이 수주 하고도 일할 사람이 부족해 어렵다는데, 이 회사는 장기간 금융권 관리 하에서도 살아남은 저력 덕인지 강하게 뻗어나가는 모습입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호된 신차 신고식 치른 르노코리아로 시작합니다.
홍보영상에서 이 회사 여직원의 특이한 행동이 네티즌들에 포착된 게 시작이었습니다.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라는 데서 쓴다는 남성혐오 손 동작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비난이 거세지고 일선 판매담당들까지 반발했죠.
조원 단위로 투자해 크게 위축된 회사를 되살릴 회심의 역작이 나온 때에 실제 판매 영향을 떠나 긍정적이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해당 직원은 직무 금지됐고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요.
개인이 아닌 회사의 신차 소개 영상에 이런 게 왜 들어가야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엔 CJ ENM입니다.
K팝 공연장과 스튜디오, 상업시설 등으로 30조원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던 대형 사업이 물거품됐습니다.
경기도 고양에 32만㎡ 부지에 2조원 가까이 들여 조성하는 사업인데요.
이를 지원했던 경기도가 CJ와의 협약을 해제했습니다.
공사비와 금리가 뛰고 행정지원 미비까지 겹쳐 이미 작년 4월에 공사가 중단된 상태인데요.
이게 누구 책임인지 또 거액의 지연배상금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경기도와 CJ간 갈등에 정부 조정안도 성과가 없었습니다.
경기도는 공영개발로 재추진할 방침이라죠.
K콘텐츠의 국가전략산업화 계획에 따라 추진된 사업인데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계약 해제 다음날 카카오가 운영을 맡은 서울 창동의 K팝 시설인 서울아레나는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다음은 BNK경남은행입니다.
대규모 횡령 사건의 후폭풍에 성과급을 토해내게 됐습니다.
기업 대출을 위장한 경남은행 간부의 3천억원대 횡령사고를 기억하십니까?
뒷처리 중인 이 은행의 이사회가 2021~2023년 직원 성과급 중 일부 환수를 의결했습니다.
손실을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으니 잘못된 실적을 근거로 준 성과급 반납이 불가피하다는 거죠.
그 성과급은 부당이득인 셈이고 안 돌려받으면 배임이 될 수 있다네요.
2천명이 넘는 전 임직원이 대상입니다.
액수가 거액은 아니라지만 은행도, 직원도 난감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한미약품그룹입니다.
연초 불거졌던 창업주 부인과 딸 모녀 대 장차남간 경영권 분쟁이 재연 조짐을 보입니다.
주총에서 밀렸던 송영숙 그룹회장과 장녀 임지현 부회장이, 장남 임종윤 이사, 차남 임종훈 대표 편이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팔고 의결권 공동행사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모녀 측은 우호지분까지 절반 가까이 확보해 장차남이 승리했던 구도를 뒤집고 상속세를 낼 돈도 확보한 겁니다.
경영참여 나선 신 회장은 가족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를 언급했습니다.
허를 찔린 장남 측은 신 회장과 만나겠다면서도 금융당국, 검찰에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방침도 내비치며 반발했죠.
갈등 재연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중국보다 투명성이 부족하고 수수께끼 같다, 공매도 금지의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이렇게 평가했다죠.
물론 자기들 이익 관점에서의 평가지만 한국 증시가 못뜨는 이유인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면 글로벌 선두대열 합류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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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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