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화물차 대신할 ‘초장거리 컨베이어 벨트’ 추진…이유는 바로 ‘고령화’
인구 고령화로 화물차 기사 급감 대응
일본 정부가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수백㎞짜리 초장거리 컨베이어 벨트를 2034년까지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화물차 대신 짐을 이송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려는 것이다. 고령화로 인한 구인난으로 화물차 운전 기사가 부족해질 가까운 미래를 대비하려는 의도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 영문판 재팬뉴스는 일본 국토교통성의 의뢰를 받은 전문가들이 올해 2월부터 도시와 도시를 잇는 초장거리 컨베이어 벨트 건설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컨베이어 벨트 설치가 구상되는 구간은 일본의 대표적인 대도시인 도쿄와 오사카 사이다. 두 도시의 거리는 약 500㎞다. 서울과 부산 거리(약 400㎞)보다 멀다. 컨베이어벨트는 지상과 지하에 만드는 방안이 모두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컨베이어 벨트의 이송 능력은 상당히 뛰어나다. 컨베이어 벨트는 하루 2만5000대 화물차를 대신할 것으로 추정된다. 바꿔 말하면 화물차 기사 2만5000명이 있어야 옮길 화물을 대신 이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송할 화물은 농수산물이나 생활필수품 등 비교적 작은 부피에 국한될 예정이다. 컨베이어벨트는 사람이 상시 감독할 필요 없이 자율적으로 24시간 작동한다.
일본 정부가 이런 신개념 화물 이송 수단을 구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본 인구의 고령화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 인구의 29%가 65세 이상이다. 고령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지면서 노동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본 노무라연구소가 지난달 내놓은 자료를 보면 일본 화물차 기사는 2020년 66만명에서 2030년에는 48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에 도로를 이용한 화물 이송량은 14억t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화물차 기사 규모만 감소한다는 얘기다. 기사에 의존하는 화물 이송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국토교통성은 초장거리 컨베이어 벨트를 2034년까지 짓는다는 계획이다. 완공에는 최대 3조7000억엔(약 31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성은 “물류 개선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행 감소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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