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10% 감소해도 역대 3위…하반기 전망도 맑음?
올해 日 투자 4배↑…"정치적 안정 덕분"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및 금리 인하 기대
美 시장 호황에 자금 몰릴 가능성 경계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올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가 전년 대비 10% 감소했으나 역대 3위라는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외국인 투자 실적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올 상반기 특별히 저조했던 게 아닌 만큼, 하반기에도 이 같은 호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외국인직접투자는 15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줄어든 수치다.
올해 실적이 역대 3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0% 줄어든 것은 지난해 실적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17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 순방 성과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상반기 1월 다보스포럼을 시작으로 4월 한미정상회담, 6월 BIE 총회 등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 세 차례 정상 순방에 나섰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2022년 대비 144% 늘어난 42억6000만 달러, 미국으로부터는 2022년 대비 24.1% 늘어난 36억6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투자 유치가 크게 줄어든 지역도 미국과 유럽이다. 올해 미국과 EU로부터 유입된 투자는 각각 26억1000만 달러와 1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8.7%, 32.8% 줄었다.
산업부는 4배 가까이 늘어난 일본발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일본으로부터 28억9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86.7% 높아진 수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기업의 경우 제3국을 거쳐서 간접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일본 기업은 우리나라로 직접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에서 첨단소재, 필수소재 기업들이 한국에 많이 투자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는 "확실히 일본과 정치적 안정을 찾으면서 일본 현지 정부 및 기업들이 한국 투자와 진출에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 닛케이지수는 4일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본 경기가 호조세이고, 엔저 정책을 고수한 것도 한몫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일본발 투자는 우리나라에 대한 전체 투자 중 18.9%를 차지하게 됐다.
하반기에도 외국인 투자 유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주요 업종인 반도체 업황이 좋은데다가,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금리 역시 인하가 점쳐진다는 점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반기 투자 중 약 20%가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투자였는데, 해당 분야 업황이 계속해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 않느냐"며 "삼성과 SK가 지속적으로 대형 투자 계획이 있고 바이오 기업도 대형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보니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투자하는 기업 입장에선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 문제가 중요한데, 국제 금리가 다소 인하 추세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투자세 역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교수는 "일본은 대중·대북관계와 연계된다는 점에서 한·미와 경제동맹 강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대한, 대미 투자 증가 프레임을 견지하는 노선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특히 한국과 일본은 산업간 상호 의존 및 보완 관계가 긴밀하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는 공급망 재편 및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판단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 사모펀드의 경우 미국 시장이 워낙 호황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기업들도 부동산 투자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매력적인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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