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난 지상 방산전시회…국방부, ‘KADEX’ ‘DX KOREA’ 동시 후원, 방산업체들 곤혹

정충신 기자 2024. 7. 7. 0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월 말∼10월 초 일주일 간격 계룡대·킨텍스서 따로 개최…방산업계 부담 가중
예비역 단체 육군협회 주최 KADEX…“국내외 1400여 부스 확보” 성공 자신
민간전시업체 IDK 주최 DX코리아…육군·방사청 후원 미정, 부스 확보 비상
육군협회 주최 지상방산전시회 ‘KADEX 2024’ 포스터. 국군의 날 다음날인 10월 2∼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다. 육군협회 제공

국방부가 민간 전시업체인 디펜스엑스포(IDK)가 주도하는 지상무기 방산전시회 ‘DX KOREA 2024’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디펜스엑스포에 공문을 보내 9월 25∼28일 열리는 ‘DX KOREA 2024’ 행사 후원 기관으로 ‘국방부’ 명칭 사용을 승인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국방부는 앞서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가 10월 2∼6일 주최하는 ‘KADEX 2024’ 행사를 이미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군 당국이 비슷한 시기에 충남 계룡대와 경기 일산 킨텍스 등 별도 장소에서 따로 열리는 두 지상무기 방산전시회를 모두 후원하기로 함에 따라 전시회에 부스를 설치하는 방산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육군협회와 디펜스엑스포는 각각 주최, 주관사로 2012년부터 격년으로 DX KOREA라는 명칭으로 일산 킨텍스에서 지상무기 방산 전시회를 열었다. 하지만 2022년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양측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갈라섰고, 올해 한 주 간격을 두고 각각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DX KOREA의 후원 명칭 사용 요청을 외면해 오다 방침을 바꾼 배경에 대해 “지역에서 개최하는 작은 방위산업 전시회에도 국방부 후원 명칭 사용을 승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KADEX와 DX KOREA는 경쟁관계지만 개최 장소와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둘 다 국방부 후원 명칭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KADEX에는 후원 명칭 사용을 승인했는데 DX KOREA에는 승인하지 않으면 특정 단체에 불이익을 주는 모양새로 비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방부에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요청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다는 디펜스엑스포 측의 고충 민원에 대해 지난 4월 29일 DX KOREA를 후원할지 조속히 결정해 통보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한 바 있다.

국방부의 DX KOREA 후원 결정은 둘로 쪼개진 지상무기 전시회의 통합 노력이 사실상 무산됐음을 의미한다.

국내 대표적인 지상무기 전시회인 DX KOREA가 육군협회와 전시업체 사이의 갈등으로 둘로 쪼개지자 방산업계는 곤혹스러워했고 업계에선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둘로 쪼개진 지상무기 전시회는 순풍을 탄 ‘K-방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2022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지상방산전시회 DX코리아 포스터. 올해는 오는 9월 25∼28일 킨텍스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DX코리아 제공

아울러 올해 9∼10월은 해외 전시회가 많이 열리는 기간인데 이 시기에 국내 지상무기 전시회가 두 차례나 열리면 방산업계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나왔다.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DX KOREA가 국방부의 후원을 받게 돼 방산업체는 재차 한쪽만 갈지, 아니면 둘 다 갈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주일 간격으로 지상무기 전시회를 두 차례 개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협회에 따르면 현재 KADEX가 마련할 부스에는 국내외 방산업체 1400여개가 신청을 했으며 1500개 부스 목표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DK가 주최하는 DX코리아는 현재 신청 부스 수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국방부 후원 결정이 늦어진데다 행사 2개월여를 남겨둔 현재 육군·방사청 후원 여부도 정해지지 않아 2022년 행사에 비해 참가 신청 업체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DX KOREA는 국방부 외에 육군, 방사청을 상대로도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계속 요청해 왔는데, 국방부의 후원 결정이 육군·방사청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ADEX는 국방부와 함께 육군과 방위사업청의 후원 명칭 승인도 이미 받았다.

방사청은 “DX KOREA 후원 명칭 사용 신청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국방부의 후원 명칭 승인 결정도 판단에 중요한 요소”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속히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육군 관계자는 “디펜스엑스포 측에서 재차 육군 후원 명칭 사용을 공식 요청하면 법과 규정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