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자동차 상반기 수출 370억달러…역대 최대 경신
전기차 수요 '주춤' 속 하이브리드·SUV 등 고부가車 수출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수출 효자'로 불리는 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다시 쓰면서 반도체와 함께 한국 수출을 '7천억달러 고지'로 쌍끌이하고 있다.
급성장하던 전기차 시장이 수요 정체로 주춤한 가운데에서도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선전하면서 올해 전체 수출 전망을 밝히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상반기(1∼6월)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한 370억1천만달러(약 51조2천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자동차 수출 기록이다.
자동차 수출은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 2014년 252억3천만달러(약 34조9천만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지난해 356억5천만달러(약 49조3천만원·전년 동기 대비 46.5%↑)로 9년 만에 최고 실적을 경신했는데, 1년 만에 다시 이 기록마저 넘어서며 수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수출은 2021년부터 상반기 기준으로 4년 연속 전년 대비 수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이 최대 시장인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한국차가 선전을 이어가면서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은 작년보다 29.8% 증가한 184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한국 자동차 전체 수출의 절반(49.9%)에 해당하는 규모로, 자동차의 대미 수출 비중은 지난해(41.4%)보다 8.5%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에 한국의 유럽연합(EU) 자동차 수출이 작년과 비교해 -30.0%(39억4천만달러)로 꺾이고, 중동 수출은 -18.7%(22억9천만달러), 중남미 수출은 -8.3%(12억1천만달러) 등으로 역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대미 자동차 수출 증가세는 더욱 돋보인다.
한국의 상반기 전체 대미 수출(643억달러)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8.7%로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였다.
차종별로 보면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던 전기차 수출이 올해 상반기 70억2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한국의 전기차 수출은 작년 상반기에 전년보다 90%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으나, 올해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 속에 그나마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순수 전기차 수출은 작년보다 17.5% 감소했으나, 하이브리드차(19.5%↑)와 내연기관차(7.2%↑) 수출이 증가하며 전체 수출 플러스를 이끌었다.
특히 미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은 이미 지난달 작년 상반기 수출(2억5천만달러)을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전기차가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미국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렌트·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을 확보하면서 수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이 같은 성과로 지난해 반도체 시장 불황 속에서 자동차는 한국의 수출 최대 품목으로 떠오르며 전체 수출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전기차 캐즘 등 우려 속에서도 자동차 수출이 상반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정부가 올해 수출 목표로 제시한 750억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완성차 수출액을 작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375억달러로 예상하면서 올해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4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자동차 관련 기업의 수출 애로 해소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면서 초격차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4천400억원 등 민관 합동으로 5년간 2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자동차 수출 750억달러를 기반으로 전체 수출 7천억달러 목표 달성이 가능하도록 수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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