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배지' 이튿날 '김일성·정일 배지'로 바꾼 간부들 [노동신문 사진]

양은하 기자 2024. 7. 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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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배지(초상휘장)를 고위간부들이 공식 석상에서 달고 있는 모습이 최근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런데 이튿날 공장 시찰에 동행한 고위간부 중 일부는 다시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고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이튿날 김 총비서를 따라 중요 공장과 기업소를 찾은 간부들 상당수가 다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담긴 배지로 바꿔 달고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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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조용원 노동당 비서(가장 왼쪽)와 김덕훈 내각총리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착용하고 김정은 총비서 양 옆에 앉아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배지(초상휘장)를 고위간부들이 공식 석상에서 달고 있는 모습이 최근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런데 이튿날 공장 시찰에 동행한 고위간부 중 일부는 다시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고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나흘간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간부들은 김 총비서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를 착용했다. 김 총비서의 배지가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이튿날 김 총비서를 따라 중요 공장과 기업소를 찾은 간부들 상당수가 다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담긴 배지로 바꿔 달고 등장했다.

사진을 보면 김덕훈 내각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비서, 리병철 당 비서 등 노동당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 4인방 모두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고 김 총비서를 수행하고 있다.

물론 이날 '김정은 배지'를 단 간부들도 많았다.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나 당비서인 박태성·김재룡·리일환 그리고 군 장성들도 김정은 배지를 달았다.

바로 직전에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일제히 김정은 배지를 달고 '단결'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이날 시찰 현장에선 적어도 배지 착용에서 나름의 '자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용원 당비서의 경우 이날 오전 국방공업기업소를 찾았을 때만 해도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오후부터는 김정은 배지로 다시 바꿔 단 모습도 포착됐다. 셔츠를 입고 있다가 흰색 당복으로 갈아입으면서 배지도 바꿔 단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특정 배지 착용이 의무는 아니라는 의미로 보인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평양교원대학. 가운데 여성은 김일성 배지를 착용했으나 오른쪽 남성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착용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실제 북한 주민들은 누구나 최고지도자 배지를 가슴에 달아야 하지만 김일성·김정일 단독 배지인지 김일성·김정일이 함께 들어간 배지인지는 강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에 등장하는 주민들 사진을 봐도 제각각인 면이 있다.

이는 북한이 조만간 김정은 배지를 주민들에게 보급하더라도 모든 주민들이 이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할지는 알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북한은 김 주석에게 '태양'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등 '선대 지우기'를 하고 있지만, 김 총비서 독자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우상화 작업도 결국엔 '백두혈통'의 정통성에 기반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선대 흐리기'와 '독자 위상 확립' 사이 수위 조절에 대한 고심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배지, 초상화 같은 우상화물 자체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 중앙간부학교 건물 외벽에 김 총비서 초상화가 처음 등장했고, 몇 년 전부터 북한 내에서 김 총비서 모자이크 벽화를 비롯해 각종 우상화물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똑같은 방식의 우상화 작업이 외부 문물에 익숙한 젊은층에게 통할지는 북한 내부에서도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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