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나오기 전 지구를 지배한 포식자 있었다”...머리 크기만 60cm, 늪지대 ‘생명체’는 [사이언스라운지]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7. 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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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한 가이아시아 제니애 화석. [사진=네이처]
공룡시대 이전인 약 2억8000만년 전 지구를 지배했던 동물이 도롱뇽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머리 크기만 60cm, 몸 길이가 2.5m에 이르는 이 거대 도롱뇽은 늪지대에 숨어살며 동물들을 사냥해왔던 것으로 분석된다. 거대한 송곳니에 한번 물리면 여기서 도망칠 수 있는 동물이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시카고필드박물관과 아르헨티나 부에노르아이레스대 고생물학과 공동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고생대 석탄기에 남반구에 살았던 동물의 화석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이 화석은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이 2014~2015년 나미비아 북서부 나미브 사막을 탐사하던 중 네마리의 화석을 발견했다. 척추와 두개골 등이 존재하는 등 매우 보존 상태가 좋았다. 연구팀은 “완전한 두개골 형태가 발견되는 등 보존 상태가 환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화석에 대한 분석에 돌입했다. 그 결과, 화석은 약 2억8000만년 전 것으로 분석됐다. 화석 연대 측정은 보통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이 사용된다. 탄소는 질량이 12인 것과 14인 것이 있다. 자연에는 탄소12와 14가 일정한 비율로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탄소14의 양만 일정한 속도로 줄어든다. 이를 역산해 화석의 나이와 지질시대 연대를 조사한다.

화석이 형성된 약 2억8000만년 전은 동물들이 새로운 형태로 한창 진화할 시기다. 오늘날 나미비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북쪽에 위치한다. 3억년 전에는 훨씬 더 남쪽에 위치했다. 북위 60도선에 가까웠고, 오늘날 남극 대륙의 최북단과 비슷한 위치에 존재했다. 당시 지구는 빙하기가 끝날 무렵으로 적도 근처 습지는 말라붙고 숲은 더 우거졌다. 지구가 건조하기 시작하며 육지가 넓어지고 육상동물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마련됐다. 고생대 수생동물들이 본격적으로 이 환경에 적응하며 포유류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으로 진화했다.

‘가이아시아 제니애’ 상상도. [사진=네이처]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화석의 동물은 척추동물인 콜로스테우스과로 확인됐다. 콜로테우스과는 지느러미가 아닌 네 개의 발을 갖고 있는 사지동물이다. 콜로테우스과 동물 역시 이 시기 진화를 하며 현대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등 육상동물로 진화했다. 현생 양서류와 포유류 등의 조상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화석의 동물 이름을 ‘가이아시아 제니애’(Gaiasia jennyae)로 정했다. 화석이 발견된 나미비아의 ‘가이-아스 지층’(Gai-As Formation)과 초기 네발동물 진화 전문가인 고생물학자 제니 클락크의 이름을 땄다.

가이아시아 제니애의 몸 길이는 2.5m 정도로 추정됐다. 두개골의 크기는 2.5m로 거대한 변기 모양의 머리를 가졌다. 연구팀은 “크고 납작한 변기 모양의 머리가 있어 입을 벌리고 먹이를 빨아들였을 것”이라며 “입에는 거대한 송곳니가 존재했으며 입 앞부분 전체가 거대한 이빨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차가운 늪지의 물이나 호수에서 헤엄쳐 지나가는 먹잇감을 강력한 턱으로 물어뜯을 준비를 하면서 입을 크게 벌린 채 숨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시 시대 거대한 포식자 역할을 했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가이사이아 제니애의 발견으로 기존 학계 분석이 뒤집혔다. 기존에 고생대 수생 사지동물의 멸종을 3억7000만년 전으로 추정해왔다. 가이사이아 제니애의 존재로 고생새 수생 사지동물이 2억 8000만년 전까지 존재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가이사이아 제니애는 동물의 한 종류에 불과하지만 과거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연구하는 고생물학자에게 큰 정보를 제공한다”며 “더 많이 조사할수록 포유류와 현대 파충류의 조상과 같이 주요 동물 그룹에 대한 더 많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발굴 작업 중인 연구진. [사진=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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