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오명 벗나…손정의 'AI 올인'에 SBG 파죽지세
소프트뱅크그룹, 24년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英 반도체 Arm 주축 AI 사업 집중 부각…외인 투자자 몰려
엔비디아 헷지·탄탄한 재무 안전성 주목
기업가치 상승에 '투자 귀재' 명예 회복 나서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주가가 2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파죽지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손 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새로운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SBG 산하 비전펀드의 영국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핵심축으로 AI 부문에 집중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SBG는 최근 Arm을 주축으로 AI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AI용 반도체 개발을 필두로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발전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달 SBG 연례 주주총회에서 “엔비디아와 Arm 중 한 곳 만 살 수 있다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Arm을 사겠다”고 단언할 정도로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그는 “인간보다 1만배 똑똑한 초인공지능(ASI)이 10년 안에 올 것”이라며 AI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관련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시사했다.
Arm이 AI 수혜주로 부상한 점도 SBG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동력이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컴제스트의 일본 파트 매니저 리처드 케이는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서 “지난해부터 엔비디아 주식을 헷지(위험회피) 목적으로 Arm 주식을 사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짚었다. 여기에 시중에 풀린 Arm 유통주식수가 적다는 점까지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더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Arm 주식의 90%는 SBG가 보유하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재무 안정성도 주가 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SBG의 순자산가치(NAV)는 지난달 20일 기준 34조엔(약 292조원)으로 2023년 3월 말(약 14조엔) 대비 2.4배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SBG의 순자산가치 중 Arm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5%에 이른다.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비전펀드 사업 실적이 바닥을 찍고 오르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주가 상승에 힘입어 비전펀드의 2024년 3월기(2023년 4월~2024년 3월) 투자 손익은 7243억엔(약 6조 2240억원) 흑자를 기록,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전년도 적자 규모는 5조2794억엔(약 45조3880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SBG 주가에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장부상 순자산 가치에 견줘 시가총액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닛케이는 “AI용 반도체 개발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도 유망한 분야로 보고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SBG가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이 SBG의 상승 랠리로 최근 수년간 따라다녔던 ‘마이너스의 손’이란 꼬리표를 떼고 ‘투자 귀재’로서 명예 회복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SBG는 일본 증시에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 중 하나로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1994년 상장한 SBG는 닷컴 버블기인 2000년대 초반 시가총액이 99% 증발하며 손 회장의 자산이 700억달러(약 97조2580억원)가 사라지기도 했다.
SBG는 이후 광대역 네트워크 구축, 일본 최초 애플 아이폰 판매, 세계 최대 스타트업에 투자 등 지난 20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주가를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 첨단기술 기업 제재와 위워크, 카테라, 원웹 등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실패가 잇따르면서 2021년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부침이 많았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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