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승부차기 실패 악몽 씻은 부카요 사카, “잃은 자리를 되찾는 건 스스로 해야하는 일”

김세훈 기자 2024. 7. 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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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카요 사카가 유로2024 8강전에서 스위스를 상대로 승부차기 킥을 넣은 뒤 활짝 웃고 있다. AP



2021년 7월11일. 당시 20세였던 잉글랜드 남자축구대표팀 공격수 부카요 사카(잉글랜드)에게는 악몽같은 날이었다.

사카는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 승부차기 키커로 나섰다.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였다. 사카가 때린 킥은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에 막혔다. 결국 잉글랜드는 승부차기 2-3으로 패해 사상 첫 유로 대회 우승을 놓쳤다. BBC는 “사카는 같이 실축한 래쉬포드, 제이든 산초와 함께 끔찍한 학대를 받았다”며 “학대는 인종차별적이고 역겹고 혐오스러웠다”고 전했다.

그 후 3년이 지났다. 사카는 3년 전 악몽을 말끔히 씻었다.

사카는 7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유로2024 8강전에서 후반 35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서 킥도 성공했다. 키커 5명이 모두 골을 넣은 잉글랜드는 5-3으로 승리해 4강에 진출했다. 사카는 부모가 모두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골 파머(22·첼시), 주드 벨링엄(21·레알 마드리드), 이반 토니(28·브렌드 포드), 알렉산더 아놀드(26·리버풀) 등 승부차기에 나서 모두 골을 넣은 5명이 모두 아프리카계 혼혈 선수였다.

부카요 사카가 스위스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사카는 선취골을 내준 뒤 5분만에 동점골을 넣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전진해 기습적으로 날린 왼발 중거리슛이 반대편 골대 하단 구석을 찔렀다. 사카는 연장전 이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킥을 성공한 뒤에도 해맑게 웃었다.

그는 경기 후 유로 2020 악몽을 떨쳐낸 것에 대해 “한 번 실패할 수 있지만 다시 그 자리에 서는 것은 스스로 해내야 한다”며 “나는 다시 그 자리에 서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 자신을 믿었고 공이 골망을 흔들었을 때 큰 행복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BBC는 “사카가 페널티킥을 넣은 뒤 밝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며 “승부차기 성공은 구원을 의미했다”고 전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과거 악몽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사카는 용감했고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고 감격했다.

윙어인 사카는 스위스전 내내 뛰어난 플레이를 펼쳤다. 전매특허인 드리블이 일품이었다. 전 잉글랜드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사카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잉글랜드 선수일 것”이라며 “그는 상대 선수를 제치는 등 다른 선수와는 다른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퍼디낸드는 “그는 세계 최고 윙어인 아르연 로번과 같다”며 “그가 안쪽으로 들어오면 알고도 너무 날카로워 막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전 잉글랜드대표팀 주장 앨런 시어러는 “사카가 다시 한번 잉글랜드를 구했다”며 “대형 선수들은 중요한 순간에 뭔가를 해낸다”고 말했다.

부카요 사카가 2021년 7월11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유로2020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실축한 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 시절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는 바람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는 1996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1996) 준결승전에서 여섯 번째 키커로 나서 실축했다. 당시 잉글랜드는 독일에 승부차기 5-6으로 패했다. 사카가 2021년 웸블리에서 승부차기 킥에 실패했을 때 대표팀 감독이 사우스케이트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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