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었다. 역대급 퍼포먼스' 황성빈, 왜 에레디아 유니폼을 챙겼을까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 우리 경기 다음에"
[OSEN=인천,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7)이 데뷔 첫 올스타전에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황성빈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 9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65경기 타율 3할4푼9리(189타수 66안타) 4홈런 16타점 57득점 34도루 OPS .883을 기록한 황성빈은 올스타 팬투표에서 4위(팬투표 83만5269표, 선수단투표 52표)에 머물렀고 감독 추천선수에도 뽑히지 못해 올스타에 선발되지 못했다. 하지만 외야수 베스트12 중 한 명이었던 기예르모 에레디아(SSG)가 부상으로 올스타전 출장이 불발되면서 가까스로 대체 선수로 올스타에 선발됐다.
힘겹게 올스타전에 나서게 된 황성빈은 첫 타석부터 화려한 퍼포먼스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3회말 1사에서 황성빈의 타석이 돌아오자 구장에는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그리고 1루 덕아웃 앞에는 오토바이가 준비됐고 배달원 복장을 한 황성빈이 등장했다. 황성빈은 타석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며 팬들에게 인사했고, 1루 베이스코치로 나선 김태형 롯데 감독과도 인사했다.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의 세리머니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나눔 올스타 좌완 구원투수 김영규를 상대한 황성빈은 1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쳤지만 타구가 절묘하게 굴러갔고 투수 김영규가 1루수 오스틴 딘에게 송구를 했지만 황성빈이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으면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안타를 기록한 황성빈은 '배달완료'라고 씌여진 종이를 팬들에게 펼쳐보이며 큰 환호성을 받았다. 이어서 1루에서는 도루를 할듯말듯하는 모션을 크게 취하며 또 한 번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황성빈의 퍼포먼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닝이 끝난 뒤 마운드에 박세웅이 오르자 박세웅이 황성빈에게 로진을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황성빈은 '신속배달'이라고 쓰여진 철가방을 들고 마운드로 달려가 로진을 배달했다. 이렇게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황성빈은 올스타전 종료 후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300만원이 수여됐다.
황성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욕심도 있었고 팬분들께서 기대도 많이 하셨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열심히 준비했다. 웃지 않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냥 편하게 웃고 손을 흔들었다. 처음에 구단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팬분들에게 보고 싶은 퍼포먼스가 있는지 물었고 구단 마케팅 팀과 상의해서 이게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친동생이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해라. 어정쩡하게 하는 것보다는 시원하게 해서 웃기는게 더 낫지 않겠나'라고 해서 이렇게 준비를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3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낸 것에 대해 황성빈은 "하늘이 도운 것 같다. 심지어 좌투수였다. 앞에 주자가 없어야 하고 내가 출루해야 하고 상대가 좌투수여야 한다. 그 확률이 솔직히 얼마나 되겠나.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딱 내가 살 수 있게 타구가 갔다. 1루에 가서 오스틴 선수에게 고맙다고 했다. 타구를 친 순간에는 무조건 살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라며 웃었다.
황성빈은 로진백을 배달하는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박)세웅이형하고 미리 이야기를 했다. 세웅이형도 좋다고 해서 자기가 플레이볼 들어가기 전에 로진백을 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겠다고 했다. 내가 철가방을 준비해서 빨간색으로 신속배달을 꼭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그걸로 배달을 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솔직히 어제까지는 나 아니면 도슨 형이 받을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황성빈은 "그런데 경기 후반에 (박)지환이가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이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를 치고 나서 또 한 번 춤을 추는 것을 보고 바로 물 마시러 갔다. 나는 지환이가 받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너무 준비를 잘했다. 아까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에 최정 선배가 나와 지환이를 같이 서있으라고 하더라"라며 박지환의 퍼포먼스를 칭찬했다.
에레디아의 부상으로 올스타전 출전 기회를 잡게 된 황성빈은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팬분들이 나를 많이 뽑아주셔서 4등을 할 수 있었고 에레디아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내가 나올 수 있었다"라고 말한 황성빈은 "솔직히 나도 부상을 당해봐서 고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빨리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가 바로 인천 경기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우리 경기가 지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농담을 하면서 에레디아의 빠른 쾌유를 바랐다.
이제 후반기를 준비하는 황성빈은 "나는 가을야구를 너무 하고 싶다. 단기전에는 자신이 있다. 변수로는 내가 1등이지 않나? 단기전은 타율이 높은 것보다는 출루를 많이 하고 변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무대까지 갈 수 있도록 후반기에 잘 준비해보겠다"라며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