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최고령들도 'MZ 퍼포먼스‘에 감탄, 이게 진짜 올스타전이다

▲ 올스타전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황성빈을 김태형 감독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최민우 기자]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별들의 잔치가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채워졌다. 6일 인천 SSG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은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은 경쟁적으로 퍼포먼스를 준비했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중계방송을 통해 올스타전을 시청하는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올스타전에도 ‘MZ 문화’가 확실히 자리 잡은 듯하다.

최고령 타이틀을 가진 선수들도 후배들의 퍼포먼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과거에는 개성 있는 퍼포먼스를 시도하지 않았다. 특정 선수의 타격 자세 혹은 투구 폼을 따라하는 것에 그치는 등 퍼포먼스가 빈약했다. 일단 선수들 사이에서도 퍼포먼스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게 선참급 선배들의 설명이다.

6일 기준 40세 7개월 4일의 나이로 ‘최고령 MVP 수상자’가 된 최형우(KIA 타이거즈)는 “선수들이 올스타전을 위해 준비하는 게 많아졌다. 아이디어도 계속 굴려본다. 다른 선수들도 퍼포먼스를 준비하기 때문에 더 경쟁적으로 한다.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제 이런 문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퍼포먼스를 하더라도 빨리 끝이 났다. 요즘에는 나도 어떤 재밌는 장면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며 달라진 올스타전 풍경에 감탄했다.

‘최고령 올스타전 출장자’가 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같은 생각이다. 오승환은 41세 11개월 21일의 나이로 올스타전에 출전해 양준혁(2010년 41세 1개월 28일)의 기록을 경신했다. 커리어 통산 10번째 올스타전에 참가한 오승환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지금은 선수들과 팬 모두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금이 더 올스타전다운 올스타전이다. 선수들도 더 즐거운 마음으로 참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배들도 놀랄만한 퍼포먼스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탄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은 배달 라이더 분장을 하고 스쿠터를 몰며 타석에 섰다. 안타까지 때려냈고, 1루에서는 ‘깐족 스텝’을 선보였다. 밉상 이미지를 심어준 행동을 승화해 경기장에 있는 모두를 폭소케 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역시 퍼포먼스에 진심이었다. 이날 경기 첫 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인 선재로 변신했다. 우산을 쓰고 나타난 김도영은 “나 땜시 살것제?“라고 말한 후 2루타를 쳤고, ‘도영이는 팬분들 땀시 살어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박지환(SSG 랜더스)은 ‘SSG의 뉴페이스’라는 타이틀을 내민 후 가수 싸이의 노래인 ‘뉴페이스’ 춤을 춰 이목을 끌었다. 안타를 때려낸 이후에도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외국인 타자들도 퍼포먼스에 진심이었다. 어린 시절 피자 배달부가 장래 희망이었던 오스틴 딘(LG 트윈스)은 자전거를 타고 상대 팀 포수인 양의지에게 피자를 배달했다. 그리고 양의지에게 피자를 건넸고, 양의지도 피자를 한 입 베어 물며 오스틴의 퍼포먼스에 힘을 보탰다. 로니 도슨(키움 히어로즈)은 ‘마라 탕후루’ 챌린지에 선보이며 볼거리를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