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도운 것 같아요"…'배달의 마황'이 퍼포먼스로 올스타전에서 미친 존재감 뽐냈다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마황'이 올스타전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뽐냈다.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에 출전해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올스타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차지했다.
황성빈은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섰다. 이때 1루 더그아웃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그라운드에 스쿠터가 등장했고 황성빈은 '배달의 마황'이라고 적힌 헬멧과 조끼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이어 스쿠터를 타고 타석까지 들어섰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황성빈은 "웃기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팬분들께서도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았다. 시간이 조금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열심히 준비했다"며 "(웃음은) 못 참겠더라. 그래서 편하게 웃으면서 손 흔들고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분들께 보고 싶은 퍼포먼스에 대해 물어봤다. 이후에 마케팅팀이랑 이야기 하다가 '배달 기사'가 가장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며 "제 친동생이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라. 어정쩡하게 하는 것보다 시원하게 해서 웃기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해서 그렇게 준비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황성빈은 1루수 내야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좌완 김영규(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루에서 '갈까 말까' 제스처를 했다. 과거 KIA 타이거즈 양현종을 상대로 시도해 화제가 됐던 동작이었다. 올스타전인 만큼 동작을 더 크게 했다.
그는 "하늘이 도운 것 같다. 심지어 좌투수였다. 그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앞에 주자가 없어야 되고 제가 출루해야 되고 좌투수여야 됐다"며 "제가 살 수 있게 타구가 갔다. 그래서 1루에 있던 오스틴 딘(LG 트윈스)에게 고맙다고 했다. 치는 순간 무조건 살아야 된다는 생각 밖에 안 했다"고 말했다.
황성빈의 퍼포먼스는 끝나지 않았다. 4회초 드림 올스타의 네 번째 투수로 박세웅이 등판했다. 박세웅은 좌익수 위치에 있던 황성빈에게 손짓하자 황성빈이 철가방을 들고 마운드를 향했다. 그리고 철가방에서 로진을 꺼내 박세웅에게 건넸다. 이후 박세웅이 황성빈에게 돈을 줬다. 잔돈은 괜찮다는 손짓으로 퍼포먼스를 마무리했다.
황성빈은 "(박)세웅이 형한테 '제가 이렇고 하려고 하는데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좋다고 했다. 세웅이 형이 플레이볼 들어가기 전에 타임하고 저를 보면서 로진 갖다 달라는 제스처를 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철가방을 들고 전달하기로 했다. '신속 배달' 문구를 빨간 글씨로 꼭 적어달라고 했다. 잔돈도 계획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황성빈은 베스트 퍼포먼스상 투표에서 9만 7447표를 받아 득표율 5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SSG 랜더스 박지환이다. 2만 8383표를 받았다. 박지환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싸이의 'New Face'에 맞춰 춤을 췄다. 이후 안타를 치고 나서 1루에서 다시 한번 춤 실력을 발휘했다.
황성빈은 "솔직히 어제까지는 저 아니면 로니 도슨(키움 히어로즈) 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기 후반에 (박)지환이가 춤을 춰서 쉽지 않겠다 생각했다. 안타 치고 한번 더 하는 것 보고 바로 물 마시러 갔다"며 "저는 지환이가 받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준비를 잘했기 때문이다. 발표하기 전에 최정 선배가 지환이랑 저랑 같이 서서 기다리라고 하셔서 그렇게 있다가 나왔다"고 했다.
황성빈은 부상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못한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대신해서 올스타전 무대를 누볐다. 그는 "에레디아가 부상으로 경기해 못나와서 제가 나오게 됐다. 저도 부상을 당해봐서 고생하는 것을 안다. 에레디아가 빨리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그런데 저희가 바로 SSG 원정 경기다. 빨리 돌아오되 저희 경기 끝나고 왔으면 좋겠다. 영향력이 큰 선수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전 라인업 소개 때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들고 경기장에 나섰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챙겼다. 황성빈은 "제가 저희 구단에 이야기했고 SSG 측에서도 도와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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