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ESG활동 평가"…식품업계 대응 어떻게 하고 있나
남양·오리온 등 누리집에 데이터 게재…공개 없이 피드백만 제출 업체도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ESG 평가 기관 중 가장 공신력 있다고 평가되는 한국ESG기준원(KCGS)의 평가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환경 및 사회 평가와 관련해 피드백 일정이 끝났지만, 식품업계의 대응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해당 기업이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어떤 업무를 펼치고 있는지 보고서를 공개한 경우도 있는 반면, 홈페이지에 숫자 데이터만 게재해두거나 아예 공개조차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일찌감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개하거나 공시 마친 기업들
7일 업계에 따르면 KCGS의 환경 및 사회 피드백 기본 일정이 지난달 28일 마감됐다. 이에 따라 해당일에는 주요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등관련사항'(자율공시) 공시를 쏟아내기도 했다.
아직 정부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고 2025년 예정인 의무화 일정을 연기하자는 목소리도 작지 않지만, 롯데웰푸드(280360)와 롯데칠성음료(005300) 등 롯데그룹 식품기업들은 일찌감치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동원F&B(049770)는 지주사 역할인 동원산업(006040)이 관련 공시를 냈고, 오뚜기(007310)·CJ프레시웨이(051500)도 같은 날 공시했다.
농심(004370)·대상(001680)·하림(136480)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따로 하진 않았지만, 회사 누리집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미리 공개했다. 지구식단 등 지속 가능 식품 브랜드를 내세우는 풀무원(017810)은 '통합보고서'라는 이름의 보고서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비슷한 성격의 자료를 게재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개를 통해 회사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서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1년 단위로 시행되는 ESG평가기관의 평가를 제대로 받으려면 새로운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업계 큰형인 CJ제일제당(097950)은 KCGS에 따로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피드백을 진행했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추후에 작성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KCGS 평가가 전년보다 2달가량 빨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아직이지만…관련 데이터는 누리집에 개별로 공개
다만 금융위원회는 지속가능보고서 의무화를 2025년까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유가증권 상장사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2030년에는 모든 상장사를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업체 중에서는 따로 보고서 없이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만 누리집에 공개한 경우도 많았다.
남양유업(003920)은 누리집 내 '지속가능경영' 카테고리에서 ESG정보공개 게시판을 두고 지난 6월21일 관련 데이터를 하나씩 게재해뒀다. 샘표(007540) 역시 누리집 하단에 '공고'란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등을 공개했다. 오리온(271560)·오리온홀딩스(001800)도 누리집 내 윤리경영, 친환경경영 탭에서 관련 데이터를 보여줬다.
이들 기업의 경우는 ESG 관련 활동도 지속하고 있고 이에 대한 평가 의지도 분명하지만, 일반이 이를 확인하려면 각기 다른 파일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피드백만 평가기관에 제출…일반에 공개는 "어려워"
ESG 평가 관련 피드백을 평가기관에 제출은 했지만 이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거나 제대로 된 대응조차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었다.
크라운제과(264900)·해태제과식품(101530), 매일유업(267980) 등은 확인 결과 관련 피드백을 ESG기준원에 제출은 했지만, 자료를 공개는 하지 않았다. 대한제분(001130)은 거버넌스에 대한 부분만 누리집 '투자정보'에 공개했고 환경·사회공헌 내용은 따로 게재하지 않았다.
마니커(027740)·교촌에프앤비(339770) 등은 관련 준비는 하고 있지만, ESG를 전문으로 대응하는 팀이 아닌 IR 담당자 등이 대응만 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보해양조(000890)는 사회공헌 관련 보도자료 등으로 대응하는 정도에 그쳤다. 사조대림(003960)은 관련 문의를 했지만 이렇다 할 답은 받지 못했다.
다만 또 다른 ESG 관련 업무 담당자는 "식품업계는 소비재를 다루는 만큼 친환경·사회공헌 활동을 자주 내세우지만, 관련 평가를 제대로 받지 않거나 관련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으면 진정성에는 의문이 들 수 있다"고 했다.
KCGS ESG 평가 환경·사회 피드백은 지난달에 종료됐고, 8월 중순 심화 내용의 피드백을 진행한다. 지배구조 관련 피드백은 기본 1차가 5일 종료됐고, 7월 중순쯤 기본 2차·심화 내용의 피드백을 갖는다. 이후 9월 중 결과 검증을 거쳐 10월 최종 등급이 발표된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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