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에 팔렸다”…한국 사상 최고가 아파트 등장, 어딘가 봤더니

나인원한남 273㎡ 200억 손바뀜
3년 전 84억서 3년새 2.4배↑
5월 서울아파트 평균 거래금액
11억9000만원…역대 최고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경 [사진 = 다음 로드뷰]

역대 최고가로 거래된 공동주택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아닌 용산구 한남동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나인원한남’으로, 3년 전 가격 대비 2배 이상 오른 가격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전용 273.94㎡(1층)이 지난 6월 4일 200억원에 팔렸다. 매수자와 매도자는 개인으로 중개거래를 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같은 단지 273.41㎡가 84억원에 거래됐는데, 3년 사이 가격이 두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번 거래가는 2006년 실거래 가격이 공개되기 시작한 이래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역대 최고 매매가다. 종전 최고 매매가를 기록했던 공동주택은 서초구 서초동의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 5차’였다. 이 주택은 2021년 10월 전용 273.64㎡가 185억원에 손바뀜한 바 있다.

아파트 중에서는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67㎡가 지난해 8월 180억원에 팔린 것이 종전 최고 매매가 기록이다. 다만, 오피스텔까지 포함할 경우 작년 11월 240억원에 팔린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시그니엘 레지던스) 전용 483.96㎡(68층)의 기록을 깨진 못했다.

앞서 나인원한남은 지난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전용 244㎡가 감정가 108억 5000만원의 104.8%인 113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공동주택 역대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2019년 입주한 총 341가구 규모의 저층 단지로, 2018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 분양전환 조건으로 공급됐다. 당시 임대 보증금만 33억∼48억원(월 임대료 70만∼250만원)에 달했다. 2년 뒤 전환 분양가는 3.3㎡당 평균 6100만원이었다.

나인원한남 244.72㎡의 공시가격은 106억7000만원으로 국토부가 공개한 올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 3위에 올라있다. 1위는 서울 강남구 더펜트하우스청담 407.71㎡ 164억원이다.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는 지난달 10일 88억 5000만원에, 같은달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 전용 210㎡는 83억 5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133㎡는 65억원, 반포자이 전용 244㎡는 73억 6000만원, 압구정동 구현대6·7차 전용 157㎡는 6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이달 1일 24억 8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최근 고가 아파트 단지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고,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1채당 평균 거래금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5월 서울 아파트 1채당 평균 거래금액은 11억9280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최고 기록(2022년 4월 11억5778만원)을 2년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7월에만 288건의 신고가 거래가 발생해 전체 거래의 9.81%를 차지했다.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15억원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율(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은 지난해 17.8%에서 올해(1~6월) 19.4%로 1.6%포인트 증가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은 부의 양극화와 자산시장 양극화가 심화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전 대표는 이어 “올해 광의통화(M2)량이 사상 처음으로 4000조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중에 돈이 넘치고 더 좋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요도 공급도 극소수인 이런 초고가 주택을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는 별개라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