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가계부채 빨간불' 대출금리 인상… 주담대 연 6% 넘본다
[편집자주]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례회의를 열고 올해 하반기 첫 기준금리를 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이번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 상승률이 완만환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환율·고유가 불안이 고민이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 나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서민의 대출 급전창구인 고금리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규모는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가계대출 총량 줄이기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려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4일 주담대 고정형 상품 금리는 2.93~5.76%로 집계됐다.
지난주 2.99~4.39%까지 내렸던 국민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3.13~4.53%로 올랐고 변동금리는 3.72~5.14%에서 3.78~5.20%로 올랐다. 자금 조달 비용인 코픽스나 금융채 금리는 내려가는 추세지만 은행이 부가하는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금리를 높여서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담대에 적용되는 감면금리 폭을 0.2% 포인트 줄이면서 금리가 소폭 올랐다. 지난달 28일 3.18~3.58%이던 혼합형 금리는 이날 3.34~3.74%로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시장 상황에 따라 주담대 금리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린 이유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한 달 사이 5조3000억원이 늘며 2년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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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거 취약층과 실수요자들을 위해 전세대출, 정책모기지 등에 대해서는 DSR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이 전세대출, 정책모기지 등에 DSR을 시험적으로 적용하려는 이유는 최근 증가 중인 가계대출을 더욱 세심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올해 초 가계대출 목표 증가율을 연간 2~3%로 잡았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가 100이라고 하면, 상반기에 딱 50이 돼야 하는데 평균적으로 지금 60은 안되고 50은 조금 넘은 상황"이라면서 "목표치를 철저하게 관리하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금감원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으나 증가세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가 단순히 은행의 일반 대출 증가뿐 아니라 신생아 특례대출 같은 정책 상품 출시에 영향을 받은 점도 있기 때문이다. 또 내수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을 고려하면 더는 고금리 정책을 쓰기 어렵다는 점도 가계부채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은행들이 DSR 적용되는 대출만 산출하고 나머지는 산출조차 하지 않아 기본적인 여신심사 사항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며 "전체 가계대출에 대해 차주의 상환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 파악하고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8조5723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415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직전 달인 5월(5조2278억원)보다도 증가폭이 커졌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16조1629억원이 증가했다. 5월 말에는 2년 만에 70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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