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 잉글랜드 '기사회생' 4강...스위스에 승부차기 勝
7일 유로 2024 8강전 3경기 잉글랜드 1-1<승부차기 5-3> 스위스
11일 오전 4시 네덜란드-튀르키예 승자와 결승 진출 다툼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축구 종가'의 경기력은 언제쯤 살아날 것인가. 잉글랜드가 또 '기사회생'했다. 부카요 사카가 지옥 문턱에서 잉글랜드를 구원했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2경기 연속 선제골을 내주고 경기 막판 동점골을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는 경기력으로 힘겹게 4강에 올랐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7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의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 스위스와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8강전 3경기에서 후반 10분 브렐 엠블로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35분 부카요 사카의 동점골에 힘입어 연장전을 펼친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8강전 3경기는 모두 연장전을 펼치며 승부를 가렸다.
잉글랜드 부카요 사카는 1-1 동점골을 포함해 승부차기에서도 3번 키커로 나와 골을 성공하면서 경기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잉글랜드는 결국 연장 120분 동안 승부를 결정짓지 못 하고 원하지 않은 승부차기까지 가며 고전했다. 한 수 아래인 슬로바키아와 8강전에서도 잉글랜드는 전반 25분 슈란츠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패배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90+5분) 주드 벨링엄의 원더골로 동점에 성공한 뒤 연장 1분 만에 해리 케인의 헤더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8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는 콜 파머가 첫 번째 키커로 나와 성공을 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스위스는 첫 키커 마누엘 아칸지가 실축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잉글랜드 골키퍼 픽 포든이 아칸지의 킥 방향을 읽고 왼쪽으로 몸을 던져 막아냈다. 잉글랜드는 네 번째 키커 이반 토니까지 모두 성공하며 4-3으로 앞선 뒤 다섯 번째 키커 알렉산더 아놀드가 긴장감 속에서 마지막 킥을 성공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전술 운용에 비난이 쇄도하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위스전에서 파격적인 포지션 변화를 시도했다. 오죽하면 '전술 부재'로 비난을 받았던 위르겐 클린스만까지 스위스전에서 잉글랜드는 4-4-2전형을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을까. 하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백4 대신 백3를 들고 나왔다. 심기일전한 잉글랜드는 전반전에서 볼 점유율에서 앞서면서도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 했으나 후반 선제골을 내준 뒤 선수 교체를 하면서 경기력을 회복했다.
후반 35분 왼쪽 풀백 루크 쇼를 비롯해 무려 3명의 선수를 교체한 잉글랜드는 후반 35분 부카요 사카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에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왼발 중거리 슛으로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오른쪽 윙어에서 윙백으로 내려선 부카요 사카는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깊숙이 오버래핑을 하며 잉글랜드 대부분의 위협적 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사카의 원더골로 기사회생했지만 전체적 경기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역대 전적에서는 경기 전까지 잉글랜드가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18승 6무 3패, 최근 패배가 1981년일 정도로 스위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스위스전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다. 잉글랜드는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로 4강에 올라 네덜란드-튀르키예전 승자와 오는 11일 오전 4시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잉글랜드는 기존의 '백4' 대신 '백3'로 변화를 택했다. 세계 최고의 화려한 멤버를 지니고도 '노잼 축구'란 비난을 받은 잉글랜드는 기존의 4-2-3-1 전형 대신 3-4-2-1 전형으로 4강 진출을 노렸다. 왼쪽 풀백 키어런 트리피어를 왼쪽 윙백으로 올리고, 오른쪽 윙어 부카요 사카를 오른쪽 윙백으로 내리는 파격적 변화를 펼쳐 보였다.
전술 운용에서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위스전을 앞두고 작심을 한듯 주 포메이션에 메스를 들었다. 조던 픽포드가 골문을 지키고, 에즈리 콘사, 존 스톤스, 카일 워커가 백3를 구성했다. 좌우 윙백엔 키어런 트리피어와 부카요 사카를 배치했다. 왼쪽 풀백 루크 쇼가 출전하지 못 하면서 잉글랜드의 선수 운용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미드필드진에는 데클란 라이스와 코비 마이누가 호흡을 맞추고 공격 2선은 주드 벨링엄과 필 포든이 나섰다. 최전방 원톱에는 해리 케인이 포진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6골 9도움을 기록한 윙어 사카는 대회 개막 후 4경기 모두 오른쪽 윙어로 출전했지만 이날 처음 오른쪽 윙백으로 내려선 뒤 잉글랜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잉글랜드는 8강까지 올랐으나 단 1경기도 시원스럽게 승리한 적이 없어 비난을 자초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두 골에 그쳤고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 역시 벨링엄의 원더골과 해리 케인의 연장 결승골에 힘입어 8강에 진출했다. 해리 케인은 연장 후반 다리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됐다.
반면 무라트 야킨 감독이 지휘하는 스위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영리하면서도 사나운 팀으로 평가를 받으며 잉글랜드를 위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 스위스는 5위 잉글랜드에 비해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임에도 조직력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스위스는 독일이 버틴 조별리그에서 1승 2무, 무패를 기록했고 16강에서 만난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2-0으로 무너뜨리며 이변을 일으켰다.
스위스의 무라트 야킨 감독도 3-4-2-1 전형을 꺼내들었다. 얀 조머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마누엘 아칸지, 파비안 셰어가 백3를 형성했다. 좌우 윙백에 미셸 애비셔와 파비안 리더가 나섰다. 3선에서 레모 프로일러와 그라니트 자카가 호흡을 맞추고, 2선엔 루벤 바르가스와 단 은도이가 출격. 최전방에서 브렐 엠볼로가 잉글랜드 골문을 노렸다.
스위스 원톱 엠블로는 좀처럼 상대 골문을 위협하지 못한 두 팀의 선수들 가운데 처음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선제골을 예고했다. 엠블로는 유효 슈팅 0-0을 기록한 전반전의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던 후반 6분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한 뒤 후반 30분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잉글랜드는 전반전 볼 점유율 전반 55%-45%, 슈팅 수 5-2로 앞서면서도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잉글랜드와 스위스 벤치는 연장 후반까지 1-1의 승부에 변화가 없자 최전방 공격수인 해리 케인과 브렐 엠블로를 모두 교체하며 승부차기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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