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뇌 전문 의사들 “바이든, 인지력 검사 받고 결과 공개해야”
CNN 의학 전문 기자 “치매 등 검사 필요”
“민주당 내 사퇴론 여전히 들끓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고령(高齡)’에 따른 당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언론 인터뷰 및 공개 유세에 잇따라 나섰지만 민주당 내에선 여전히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6일 전했다. 특히 전날 ABC방송 인터뷰에 나선 바이든이 대통령직 수행 적합성을 입증하기 위한 ‘신체검사 제안’을 거부하면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날 바이든은 고령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인지력 검사를 받겠느냐는 ABC 앵커 조지 스테파노폴로스의 질문에 “나는 (국정 운영을 통해)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며 “누구도 내게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미국 CNN 방송의 의학전문기자이자 신경외과 의사인 산제이 굽타 기자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토론에서 바이든이 말을 더듬거나 허공을 멍하게 쳐다보는 행동 등을 언급하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지능력 검사를 면밀하게 받고 그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할 때가 됐다”고 했다.
그는 “TV 토론이 끝난 후 뇌 전문 의사들에게서 12건 이상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들 또한 바이든이 인지 및 운동 장애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신경학적 관점에서 그(바이든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횡설수설, 문장 중간에 생기는 갑작스러운 집중력 상실, 때때로 일자로 입을 벌린 표정을 하면서 말을 멈추고 얼굴 움직임이 사라지는 모습에 대해 우려했다”고 했다.
이어 “나와 대화한 의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알츠하이머나 혈관성 치매 등의 진단에 활용되는 광범위한 인지능력 검사와 혈액 검사, 후각 및 유전적 위험 요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고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건강검진을 받았다. 주치의인 케빈 오코너는 당시 “바이든은 건강하고 활동적인 81세 남성”이라며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신체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굽타 기자는 “당시 검진 보고서엔 뻣뻣한 걸음걸이와 표정 감소의 원인일 수 있는 파킨슨병의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이런 증상의 원인을 찾는 검사가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바이든이 최근 잇따라 보이고 있는 행동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는 취지다. 그는 “백악관이 더 많은 의료 기록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며 “대통령이나 후보자가 의료 기록을 공개할 의무는 없지만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투명하게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의 ABC 방송 인터뷰 이후에도 민주당 내에서는 사퇴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CNN 등은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던 마이크 퀴글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CNN에 “지금은 바이든 대통령을 응원할 때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존 아발로스 전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은 “이 인터뷰(ABC 인터뷰)가 나를 오열하게 했다”라며 “그의 인지 능력에 의존하는 3억 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자존심 때문에 인지력 검사를 치르지 않겠다는 거냐”라고도 했다.
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지난달 토론만큼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의 답변은 두서없었고 원론적이었다”라며 “9월에 있을 두 번째 토론에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하는 민주당 당원들을 안심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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