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100일' 소회 들어보니

김태환 2024. 7. 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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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이차전지소재·신소재 '트로이카' 드라이브

1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가운데)이 경북 포항시 포스코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갖고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상>편에 이어

[더팩트 | 김태환 기자]

◆ 장인화 회장 '100일 소회' 밝혀 …7대 미래혁신과제 비전 공유

-이번에는 철강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CEO 타운홀미팅을 진행했죠. 장인화 체제 포스코의 변화와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죠?

-네,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취임한 장 회장은 곧바로 100일간의 현장 동행 경영 행보를 펼쳤습니다. 이와 함께 '조직 슬림화' 등 구조 변화를 꾀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그룹 차원 탄소중립 전략 기구 단일화입니다. 지주사 내 철강팀과 수소사업팀, 포스코의 탄소중립전략실이 나눠 수행한 탄소중립 업무 기능을 지주사 전략기획총괄 산하에 신설된 탄소중립팀으로 통합했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차원 탄소중립 전략 수립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고경영자가 교체되면서 재계에서의 포스코그룹 위상도 달라졌습니다. 최정우 전 회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해외순방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장 회장은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에 동행했습니다. 포스코가 한국 경제 성장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기업이자, 재계 5위 그룹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 전 회장의 대통령 행사 배제는 '패싱' 논란을 일게 했습니다. 그러나 장 회장이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국빈 방문에 동행해 단숨에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타운홀미팅에서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어떤 게 있죠?

-장 회장은 취임 직후 7대 미래혁신과제를 설정하고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타운홀미팅에서는 7대 미래혁신과제 중간 성과 보고가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주력 사업인 철강 사업의 경쟁력 재건과 이차전지소재 사업 강화 등이 주목받았습니다. 철강에서는 원료비 저감 기술을 확대하는 노력 등으로 2300억원 원가 절감을 이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차전지소재 사업에서는 고수익 우량자산 투자 후보를 발굴했다고 말했습니다.

-장 회장은 취임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쌍두마차'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타운홀미팅에서는 그룹 주력 사업을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사업 쌍두마차에서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사업, 신소재 등 '트로이카'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소재를 또 하나의 그룹 성장축으로 낙점한 배경으로는 미래산업과 '연계성'이 꼽힙니다. 신모빌리티를 비롯해 항공우주 등 산업까지 적용될 첨단소재산업이 유망하기 때문입니다.

-미래 비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숫자도 언급이 됐다고요?

-그렇습니다. 우선 그룹 시가총액을 합산 기준 현재 70조원에서 오는 2030년 20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합산 기준 126조원에서 2030년 250조원으로, 영업이익은 3조9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늘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런 성장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비중을 지난해 기준 철강 65%, 인프라 35%에서 2030년 철강 35%, 이차전지소재 30%, 인프라 25%, 신소재 10%로 바꾸겠다고 말했습니다.

-장 회장의 구상이 현실화될지 궁금하네요. 당장 직면한 과제도 적지 않죠?

-그렇습니다. 포스코 차원에서 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포스코노동조합이 지난달 19일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3일부터는 임금 교섭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성격이 다르지만, 최근 환경부가 포스코 2050 탄소중립 마스터 브랜드 '그리닛'의 일부 표현이 과장됐다고 판단하고 삭제하라는 행정지도 처분을 내린 상태입니다. 포스코는 우선 사내에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검토위원회'를 만들어 유사사례를 막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아울러 본격적으로 접어든 장마철 2년 전 피해가 컸던 포항제철소 취약 설비 대응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국내외 증권사 수장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 증권사 CEO, 이복현 만나 금투세 반대 '한목소리'

-다음은 증권가 소식을 들어볼까요. 국내외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당국과 업계의 현안을 논의하고 시장의 이야기를 듣는 간담회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지난 1월 간담회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인 만큼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합니다.

-네. 증권사 CEO들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증권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이날 자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16개 증권사 수장이 참석했는데요. 올해 증권가 가장 큰 화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를 비롯해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는 후문입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원장이 이번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증권사 CEO들에 또다시 일침을 가했다는 점입니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 문제와 따라 하기식 투자 결정, 여전한 증권사 내부 리스크 등을 '업계 관행'이라고 지적하면서 질타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원장의 모두 발언이 이날 간담회에서 유일하게 공개된 현장이었음을 감안하면 정부가 증권사를 대하는 기조가 여전히 날카롭다는 해석이 나올 만도 하겠네요.

-간담회 직전 열린 기념사친 촬영에서 이 원장과 함께 미소를 띠고 손뼉을 쳤던 증권사 CEO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이 원장의 모두 발언을 경청했습니다. 이후 증권사 CEO들에 발언권이 주어진 본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어느 정도 가늠이 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볼 수 있고요.

-증권사 CEO들은 간담회에서 어떤 목소리를 냈나요.

-본 간담회가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간담회 이후 간담회장을 빠져나오는 증권사 CEO들과 관계자를 만나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엿들을 수 있었는데요. 부동산 PF나 내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겠다고 답한 것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제도 개선 등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각 사가 처한 환경이나 업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경청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증권사 CEO들은 금투세와 관련해서 한 목소리를 냈다는 후문인데요. 이날 참석한 증권사 CEO 중 대부분이 금투세에 대한 세부적인 징수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스템 구축을 완벽히 해내기 어렵기 때문에 내년 실행은 실무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이 원장에게 건넸다고 합니다.

-한 증권사 CEO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불균형, 투자자 과세 부담을 증가시킬 경우 개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 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보완 후 시행 시기를 결정할 순 있으나 제도가 다시 정밀하게 설계된 후 원점에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했고요.

-그렇군요. 당국이 증권업계를 질타하면서도 격려하자, 수장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고충을 토로한 느낌도 드는데요. 이 원장 역시 그간 여러 자리에서 금투세 폐지를 외친 인사인 만큼, 향후 금융당국의 주요 현안들이 이번 업계 간담회를 통해 다시 추진력을 얻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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