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영, 우직함으로 만든 차세대 '로코킹'[TF인터뷰]
재벌 8세 문차민 役
"연기 더 재밌어져…앞으로가 기대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이준영은 자신의 우직함을 사랑했다. 악역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준영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에 출연하며 변주를 꾀했다.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우직함, 강인함으로 사랑스러운 재벌 8세 문차민 캐릭터가 탄생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준영이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극본 유자, 연출 김민경, 이하 '나대신꿈')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청담헤븐 사교클럽 대표 문차민 역을 연기한 이준영은 "열심히 준비한 숙제를 잘 마치고 선생님한테 칭찬받는 기분이다. 많은 수확을 얻은 작품이다"라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나대신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 신재림(표예진 분)이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백마 탄 재벌 문차민(이준영 분)을 만나 벌어지는 욕망 쟁취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다. 작품은 총 10부작으로 지난달 28일 전편 공개됐다.
이준영이 연기한 문차민은 재벌 8세로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받들어 오는 사람까지 밀어내는 까칠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해 사랑에 대한 욕망이라고는 품어본 적 없는 자발적 비혼주의자인 그가 신재림과 얽히며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이런 문차민의 서사를 따라가기 위해서 이준영은 "저랑 다른 게 너무 많은 인물이다. 대본을 계속 읽으면서 이해하려고 했다"며 "'이 캐릭터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얘는 어땠을까'라고 스토리텔링도 많이 해봤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이준영은 불신 강한 독신주의자 문차민이었지만 신재림에게 속절없이 빠져드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로맨스의 정석을 보여줬다. 대표인 자신 앞에서도 절대 기죽지 않는 신재림에게 강렬한 자극을 느끼다 못해 환상을 볼 정도로 극한 감정에 휩싸인 문차민을 섬세한 표정 연기와 자연스러운 대사톤으로 완성했다.
또한 이준영만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현실적인 비주얼까지 한몫을 하며 차세대 '로코킹'으로 떠올랐다. 그간 로맨스보다는 '빌런'의 모습이 더욱 강했던 이준영. 이 때문에 순수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나대신꿈'은 어려움이 가득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도 나름대로 속앓이했던 이준영이다.
"자신이 없던 장르다 보니까 '에라 모르겠다'하고 이것저것 준비를 많이 했어요. 코믹적인 부분도 많다 보니까 인위적인 건 절대 하지 않으려고 했고 같이 호흡을 맞춘 예진 누나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또 '남친 짤'을 많이 생성할 수 있는 스타일링을 하려고 했죠. 악역의 이미지가 축적되다 보니까 그걸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았어요."
이준영은 문차민을 연기하면서 이런 도전을 할 수 있는 게 좋았단다. 그는 "기회가 되면 어떤 역할이든 다 안 가리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모든 장르를 제 색깔로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멜로가 저한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장르예요. 근데 '나대신꿈'을 하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연기가 더 재밌어졌어요. 앞으로 만나게 될 작품에서 제가 얼마나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어야 하는지를 '나대신꿈'을 통해 알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돼요."
무엇보다 이준영은 '나대신꿈'이 주는 메시지가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하면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 동화가 생각나는데 '나대신꿈'은 좀 많이 달랐다. 막연하게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닌 점이 좋았다"며 "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이 가미 돼 있어서 공감하면서 봤다.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2014년 그룹 유키스의 멤버로 데뷔한 이준영은 2017년부터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마스크걸' '로얄로더', 영화 '용감한 시민' '황야'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어느덧 활동을 시작한 지 10주년을 맞이한 이준영. 그는 10주년을 돌아보며 "데뷔 초에는 긴장해서 말을 잘 못했는데 이제는 말주변이 좀 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매사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첫 번째 목표로 두고 활동해 왔어요. 사람이다 보니까 안주하고 교만해질 수 있는데 저는 끝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항상 우직하게 밀고 나가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준영은 묵묵히 모든 일을 밀고 나가는 자신의 '우직함'을 사랑했다. 어쩌면 이 '우직함'이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보여줬던 '빌런'의 강인한 모습을 지우고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이준영은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거에 두려움이 있던 사람인데 연기를 하면서 좋은 선배들과 동료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그러다 보니 앞으로의 날들이 계속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또 제 변화된 모습을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한 것 같아요. 이 직업이 아니었으면 이런 사랑과 관심을 받아보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그래서 지칠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체력 관리도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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