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찾아가는 ‘왕진 의사’ 도입…의료사각 해소 한몫
[KBS 춘천] [앵커]
병원 동행부터 왕진버스까지 최근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기본적으로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노인이나 장애인에겐 여전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횡성군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의사가 환자를 찾아가는 사업입니다.
이청초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리포트]
횡성의 한 시골 마을.
사람 사는 집보다 축사가 더 많습니다.
65살 이상 노인은 한 집 건너 한 집꼴.
몸은 불편하고, 버스는 몇 대 없어 길이 멀면 떠날 엄두조차 못 냅니다.
아파도 참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김옥자/95살/횡성군 공근면 : "이 지경에 다닐 데가 어딨어. 그냥 한술씩 끓여 먹고 (집에) 들어앉아 있지. 이웃 사람이라도 오면 그저 같이 앉아 얘기하고."]
이런 시골 마을에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꺼번에 등장했습니다.
병원을 못 가는 노인들의 건강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섭니다.
["약 드시는 게 몇 알이야? 몇 알 드셔요, 어머니?"]
적적한 삶 속에 말동무가 되어주고, 사는 데 모자람이 없는지도 챙깁니다.
[손백규/92살/횡성군 공근면 : "너무 고마워서 어떡해, 말도 못하겠네, 너무 고마워서."]
버선발로 배웅나온 노인의 모습에 왕진 의사도 덩달아 기운이 납니다.
[신형철/횡성○○병원 원장 : "시간적으로 많이 소모도 되고 하지만, 지역 어르신들을 같이 뵙고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그동안 노인정책은 의료는 의료대로, 복지는 복지대로 따로 굴러갔습니다.
또, 그나마 거동할 수 있는 노인만 이용할 수 있다거나, 장기요양 수급자가 대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각지대가 생겼던 겁니다.
[최성희/횡성군 노인정책팀장 : "일상생활 돌봄이라든가, 가사 지원, 도시락 배달과 같은 서비스 사업을 통해서 어르신들이 지역에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흩어져있던 복지와 의료정책을 하나로 모은 이번 시도가 고령화 시대 나아가야 할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청초 기자 (choc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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