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은퇴 선언, '2023년 9월 29일 내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나겔스만, 국가대표팀 복귀 요청..."내 심장이 결정했다"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토니 크로스가 직접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은 6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8강에서 스페인에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개최국 독일은 8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독일은 전반 초반 스페인과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단단한 수비 라인에 좀처럼 빈틈을 만들지 못하며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20분이 지나면서 오히려 스페인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니코 윌리엄스, 라민 야말이 좌우 측면을 흔들었고, 중원 기동력은 점차 줄어들었다.
결국 선제 실점을 내줬다. 후반 6분 좌측면에서 야말이 공을 잡고 중앙으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이를 쇄도하던 다니 올모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독일은 니클라스 퓔크루크, 토마스 뮐러 등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위해 분투했다.
결국 스코어에 균형을 맞췄다. 후반 44분 좌측면에서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가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 포스트에서 조슈아 키미히가 머리로 떨어트렸다. 이를 박스 안에서 대기하던 플로리안 비르츠가 마무리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결국 양 팀은 연장으로 향하게 됐다. 하지만 독일은 경기 종료 1분을 남겨 놓고 무릎을 꿇었다. 연장 후반 14분 좌측 하프스페이스에서 올모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미켈 메리노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극장골을 터트렸다. 결국 독일은 1-2로 패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이날 패배로 크로스가 축구계에서 완전하게 은퇴하게 됐다. 크로스는 지난 5월 공식적으로 은퇴 시기를 발표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떠나기로 했으며, 유로 2024 대회를 끝으로 축구화를 벗겠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이 스페인에 패하면서 자연스럽게 크로스도 은퇴하게 됐다.
2010년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던 크로스는 총114경기 17골 21도움을 기록하며 은퇴하게 됐다.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총 3번의 월드컵과 2012 유로부터 2024 유로까지 4번의 유로 대회에서 매번 독일의 중원을 책임졌다.
유로 2020 대회 이후 직접 SNS를 통해 대표팀 은퇴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참담한 결과와 '녹슨 전차'라는 오명까지 쓰면서 위기에 놓이자, 크로스가 다시 대표팀에 복귀하게 됐다. 결국 3월 다시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고, 유로 2024를 준비했다. 하지만 독일이 8강에서 탈락하면서 크로스의 여정도 마무리되게 됐다.
크로스는 6일 개인 SNS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2023년 9월 29일, 내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 율리안 나겔스만. 요청 : 국가대표팀 복귀. 내 머릿속 첫 번째 생각 : 내가 미쳤나! 내 마음속 첫 번째 생각: 그래, 결국 심장이 결정했다!"고 시작했다.
이어 "2024년 7월 6일 오늘 아침의 첫 번째 생각: 내가 이 일을 한 것이 기쁘다. 어제 경기 종료 후 모든 슬픔과 허전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팀이 지난 몇 년 동안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보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우승에 도전하고 다시 최고의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 팀이 해낸 일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 그리고 독일 전체도 자랑스러워할 수 있어야 한다. 홈에서 유로 2024를 만들어 준 여러분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우리는 팬들을 보고, 경험하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지난 몇 주 동안 보여준 정말 따뜻한 애정에 감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크로스는 "그리고 마지막 부탁이 하나 있다. 이제 독일의 여정은 계속된다. 나쁜 시기에도 여러분이 이 팀을 지지해 주면 큰 도움이 된다.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팀은 성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훌륭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라고 작별을 고했다.
크로스는 작별 인사와 함께 "이 자리를 빌려 정말 중요한 말을 전하고 싶다. 페드리 미안하고, 빠른 회복을 바란다! 널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당연히 없었다. 빠른 쾌유를 빌며 모든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넌 정말 훌륭한 선수다"라며 지난 스페인전 깊은 태클로 부상을 입힌 페드리에게 사과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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