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부터 댄스배틀까지..퍼포먼스와 팬서비스로 채운 KBO 올스타전, 진정한 ‘축제’였다
[문학(인천)=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모두가 즐긴 축제였다.
나눔 올스타는 7월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를 꺾었다.
이날 나눔은 4-2 승리를 거뒀다. 3년 연속 승리를 거둔 나눔 올스타는 올스타전이 나눔-드림 체제로 변경된 후 전적을 4승 4패 동률로 맞췄다. 나눔은 LG, KIA, NC, 한화, 키움으로, 드림은 KT, SSG, 두산, 롯데, 삼성이 속해있다.
이번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모두 함께 즐기는 축제였다. 승리에 대한 욕심이 없는 선수는 당연히 없지만 승부보다 모두 함께 즐기는 팬서비스에 더 집중했다. 그야말로 '작정하고' 즐기러 나온 모습들이었다.
1회초 나눔 선두타자 김도영이 파란 우산을 들고 드라마의 한 장면을 따라하며 등장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어 나온 김혜성은 자신의 이름처럼 '혜성'같은 풍선들을 달고 등장했고 모두가 '퍼포먼스 왕'으로 인정한 도슨은 모두의 예상대로 '탕후루'와 함께 등장했다.
퍼포먼스는 이어졌다. 나눔 4번타자 오스틴은 덕아웃이 아닌 불펜에서 등장했다. 자전거를 타고 '피자 배달 가방'을 들고 등장한 오스틴은 덕아웃 앞에 멈춰 주섬주섬 가방을 열었다. 가방에는 진짜 피자 상자가 들어있었고 오스틴은 상대 포수인 양의지에게 피자를 건넸다. 양의지는 피자 한 조각을 꺼내 베어물며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2회초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린 나눔 최형우는 '최형우 아들', '최형우 딸'이라 적힌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타석까지 가져다 준 헬멧과 배트를 사용해 대포를 터뜨렸다. 페라자는 자신의 등장곡인 걸그룹 르세라핌의 노래에 맞춰 타석에서 즉석 댄스를 선보였다. 박동원은 트로트 가수처럼 딸과 함께 노란 자켓을 입고 등장했다.
드림 올스타도 지지 않았다. 드림은 1회 정수빈이 귀여운 인형옷과 가방을 메고 타석에 들어섰고 양의지는 딸들이 타석으로 가져다 준 '곰 탈'을 쓰고 타격했다.
드림의 맥키넌은 고릴라 인형 옷을 입고 타석에 들어서 2루타를 터뜨렸다. 윤동희는 자신과 '닮은꼴'인 여자배구 스타 김희진을 흉내냈다. 배구 유니폼 상의를 입고 '동희진'이라는 이름을 적은 윤동희는 파트너로 나선 김원중에게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삼성의 '굴비즈' 이재현은 헬멧 위에 굴비 두 마리를 엮고 등장했다.
투수들도 지지 않았다. 드림 선발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은 푸른 피가 담긴 링거를 들고 마운드에 올랐고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김민은 만화 캐릭터 분장을 하고 등판했다. 쿠에바스는 아들과 함께 SNS 사진을 촬영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눔의 하영민은 '하(下)영민'이 아닌 '최상(最上)영민'이라는 이름을 적은 유니폼을 착용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눔 유영찬은 '삼장법사' 분장을 하고 마운드에 올랐고 조상우는 팀의 '소방수'답게 119 소방대원 옷을 입고 소화기를 들고 등장했다.
퍼포먼스의 절정은 단연 드림의 황성빈이었다. 팬들 사이에서 빠른 발로 안타를 배달하는 '배달 기사'로 통하는 황성빈은 3회말 배달원 옷을 입고 배달 주문 효과음과 함께 등장했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타석까지 향했다.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안타로 출루한 황성빈은 1루에서 '배달완료'가 적힌 카드를 꺼내들었다.
끝이 아니었다. 황성빈은 1루에서 '뛸듯말듯' 투수를 자극하는 행동을 이어갔다. 정규시즌에는 상대 선수들로부터 크게 비난을 받은 행동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아니었다. 황성빈의 행동에 팬들은 물론 상대 선수들까지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1루 베이스 코치로 나선 롯데 김태형 감독이 애써 웃음을 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황성빈은 공수교대 상황에서 철가방에 로진백을 넣어 마운드의 박세웅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황성빈처럼 자신의 별명을 활용한 재치있는 퍼포먼스를 펼친 선수들도 많았지만 올해는 특히 아이들과 함께 즐거움을 준 선수들이 많았다. 최형우, 양의지, 박동원, 박찬호 등 국내 선수들은 물론 쿠에바스와 같은 외국인 선수들도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팬들도 선수들의 귀여운 '2세'들을 보며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세 자녀 '다둥이 아빠'인 류지혁은 '저출산 대책위원장'이라는 팻말을 들고 등장하기도 했다.
드림 쿠에바스와 나눔 도슨 두 외국인 선수는 클리닝타임에 응원 단상에 올라 '댄스 배틀'을 벌이기도 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팬들 앞에 나선 외국인 선수들에게 팬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10개 구단이 두 팀으로 나뉘어 승부를 가리는 올스타전이지만 10개 구단 팬들은 팀에 관계 없이 선수들의 응원가를 다함께 부르며 축제를 즐겼다.
월요일 포함 단 4일로 예년보다 짧아진 올스타 브레이크 탓에 현장에서는 반발이 컸고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사상 최초로 전반기 600만 관중을 달성하며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올시즌 KBO리그는 여름 축제 올스타전도 팬들의 큰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마쳤다.(사진=위부터 황성빈, 김도영, 윤동희, 오스틴, 도슨)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성기 끝난 줄 알았는데..‘왕년 MVP’ 옐리치는 어떻게 다시 올스타가 됐나[슬로우볼]
- ‘인종차별 논란 사건’ 이후 급격한 추락..왕년 타격왕 팀 앤더슨의 몰락[슬로우볼]
- 압도적 1위는 맞는데..고민거리 많은 다저스, 어떤 여름 보낼까[슬로우볼]
- 적응 끝? 담장 처음 넘긴 후 역대 최초 기록까지..성장하는 최고 기대주 랭포드[슬로우볼]
- 계기는 만들었다..최악 시즌 보내는 스프링어, 팀과 함께 반등할까[슬로우볼]
- ‘만장일치’ 쏟아졌던 지난해 수상자들, 올시즌은 어떤 모습일까[슬로우볼]
- 초반 부진했지만..6월 상승세 탄 모니악, ‘전체 1순위’ 면모 다시 보일까[슬로우볼]
- ‘2년 연속 3할’ 후 부진-방출..해롤드 라미레즈, 워싱턴서 반등할까[슬로우볼]
- 힘겨운 시간 보내는 데이비스, 돌아온 뉴욕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 차세대 에이스였는데..힘겨운 시간 이어지는 뷸러, 반등할 수 있을까[슬로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