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부·선재·김광규·양바오…올스타전 수놓은 퍼포먼스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에서 프로야구 스타들이 재치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올스타들이 특이한 복장을 하고 등장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4 신한 쏠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올스타들은 작정이나 한듯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배달부'로 변신한 올스타가 둘이나 있었다. 드림 올스타(SSG·삼성·롯데·KT·두산)의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나눔 올스타(KIA·LG·한화·NC·키움)의 오스틴 딘(LG 트윈스)이었다.
'마황'이라는 별명을 가진 황성빈은 드림의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 '배달의 민족' 배달부 차림을 하고 나왔다.
조끼까지 챙겨입은 황성빈은 민트색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안타를 배달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배달부 차림을 한 황성빈은 1루수 방면에 내야안타를 쳤고, 1루에 도착한 후 '배달 완료'라고 적힌 종이를 당당히 들어보였다.
황성빈은 4회초 같은 팀에서 뛰는 박세웅이 투수로 투입되자 일명 '철가방'에 로진을 담아 배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앞서 1회초에는 나눔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스틴이 피자 배달부 차림을 하고 나타났다. 피자 박스를 든 채 자전거를 타고 나온 오스틴은 진짜 피자를 꺼낸 후 드림 포수로 나선 양의지(두산 베어스)에게 전달했다. 양의지는 능청스럽게 피자를 먹으며 오스틴의 퍼포먼스를 완성해줬다.
오스틴은 첫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을 쳤지만, 3회초 2사 2루에서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정수빈(두산)과 양의지, 박동원(LG), 윤동희(롯데), 김영규(NC 다이노스) 등은 '닮은 꼴'에 착안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배우 김광규의 닮은 꼴로 유명한 박동원은 딸 채이양과 함께 노란색 자켓을 차려입고 김광규의 '열려라 참깨' 앨범 자켓 코스프레를 했다.
LG 관계자는 "박동원이 지인을 통해 김광규를 야구장에 초대했다. 김광규가 보는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뜻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초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다 푸바오를 닮아 '양바오'라는 별명을 가진 양의지는 아들, 딸과 함께 판다 모자를 쓰고 등장했고, 별명이 수달인 정수빈은 수달 복장을 하고 첫 타석에 들어섰다.
여자 배구 선수 김희진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윤동희(롯데)는 '동희진'이라고 적힌 배구 유니폼을 입고 나온 뒤 스파이크까지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2회초 마운드에 오른 드림 투수 김민(KT)은 만화 '닥터 슬럼프'의 주인공인 아리로 분장했고, NC 다이노스 김영규는 '닮은 동물'인 알파카 탈을 쓰고 마운드에 올랐다.
다만 김민은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아들에게 배트를, 딸에게 헬멧을 건네받은 최형우(KIA 타이거즈)에 선제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팬들 사이에서 닮은 꼴로 유명한 삼장법사 코스프레를 했다.
최형우, 박동원처럼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나선 올스타들이 유독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류지혁(삼성 라이온즈)였다.
아들 둘, 딸 하나의 아버지인 류지혁은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그라운드에 나왔다. 그의 손에는 '저출산 대책위원장'이라고 적힌 판넬이 들려있었다.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먼저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KIA)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선재를 패러디했다. 교복 차림에 우산을 들고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KIA 관계자는 "드라마에서 임솔이 류선재의 열혈 팬으로 응원해준다. KIA 팬들이 항상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는 것에 대해 감사의 의미를 담아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은 킹콩 복장을 하고 나타나 가슴을 쿵쿵 치며 관중들을 웃겼다.
2회말 킹콩 복장을 한 채로 좌중간 2루타를 날렸던 맥키넌은 드림이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2사 1루에서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은 최근 유행 중인 마라 탕후루 챌린지에 착안해 탕후루로 꾸민 코스튬을 입고 나왔고, 클리닝 타임 때 무대 위에서 챌린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혜성은 '혜성'이라는 자신의 이름에 착안해 온 몸을 별로 꾸미고 등장했다. 이재현은 삼성의 '젊은 피'인 김지찬, 김현준과 함께 '굴비즈'라고 불리는 것을 퍼포먼스에 활용, 굴비에 김지찬, 김현준과 자신의 얼굴을 붙여 헬멧 위에 얹고 나왔다.
멜 로하스 주니어(KT)는 6회말 '조원동 섹시가이'라는 별명에 따라 가죽 점퍼에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 타석에 들어가기 전 장미꽃을 심판에게 전달했다.
키움 마무리 투수 조상우는 '마운드 위의 소방수'라는 콘셉트를 보여주고자 소방대원 의상을 입고, 소화기까지 들고 나왔다. 키움의 송성문은 인스타그램 스티커로 화제를 모은 '키스 성문'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입술에 립스틱까지 바르고 등장해 큰 웃음을 안겼다.
SSG 신인 박지환은 무지개 빛 가발을 쓰고 싸이의 '뉴 페이스'에 맞춰 화려한 댄스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139만6077표를 얻어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고도 어깨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된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퍼포먼스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그는 경기 중 아버지인 정회열 동원대 야구부 감독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포수 마스크를 쓴 채 3루 코치 박스에 서서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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