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에도 생활비 보태던 착한 딸"…새 생명 선물하고 떠난 은영 씨
일주일 전 갑자기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김은영 씨가 오늘(6일) 장기기증을 하고 서른두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매달 생활비를 보탰던 은영 씨는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전했습니다.
김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세 가족이 차에서 내립니다.
막내 딸 은영 씨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러 가는 길입니다.
오늘 은영 씨는 장기 적출 수술을 받습니다.
지난달 29일 은영 씨는 집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이 13년 만에 재발한 겁니다.
그 날로 다시는 눈 뜨지 못한 채, 이틀 전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최선숙/장기기증자 김은영 씨 어머니 : 우리 애기 사랑해, 좋은데 갔다 와. 우리 애기 효녀지, 효녀야. 효녀지.]
BTS와 SG워너비를 좋아하는 명랑한 딸.
중증 지적장애가 있었지만 책임감이 넘치는 딸이었습니다.
7년 전부터는 공장에서 마스크와 USB 포장을 하며 매달 20만원씩 생활비도 보탰습니다.
외할머니 집에 놀러갈 때 신을 새 신발을 살 땐 엄마 신발도 선물해주는 효녀였습니다.
[최선숙/장기기증자 김은영 씨 어머니 : 글자 세 개짜리는 비싸다고 그러더라고. 저렴한 가격으로 선숙, 이렇게 새겨줬어요.]
부모님은 아픈 은영 씨를 키우며 주변에 도움을 받았다며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최선숙/장기기증자 김은영 씨 어머니 : 우리도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다른 사람을 위해서 또 살릴 수도 있잖아요.]
은영씨는 이제 가족들과 은영씨가 살린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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