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도망친거니?' 독일-스페인 경기 망친 '그 주심' 테일러, 종료 후 급히 퇴근
[OSEN=정승우 기자] 앤서니 테일러(46) 심판이 경기 종료 직후 급히 경기장을 떠났다.
독일 '빌트'는 6일(이하 한국시간) "앤서니 테일러 심판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라고 보도했다.
개최국 독일 대표팀은 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아레나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스페인에 1-2로 패배, 탈락했다.
독일은 유로 최초로 8강에서 탈락한 개최국이 되고 말았다.
독일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카이 하베르츠가 득점을 노렸고 자말 무시알라-일카이 귄도안-리로이 사네가 공격 2선에 섰다. 토니 크로스-엠레 잔이 중원을 채웠고 다비트 라움-요나탄 타-안토니오 뤼디거-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세웠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니코 윌리암스-알바로 모라타-라민 야말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파비안 루이스-로드리-페드리가 중원에 섰다. 마르크 쿠쿠렐라-에므리크 라포르트-로뱅 르노르망-다니 카르바할이 포백을 꾸렸고 우나이 시몬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시작부터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4분 페드리가 크로스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거친 반칙이었지만,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카드도 꺼내 들지 않았다. 페드리는 다시 일어나 뛰려 했으나 금방 주저앉고 말았다. 결국 스페인은 전반 8분 만에 페드리를 빼고 다니 올모를 투입해야 했다.
경기가 갈수록 거칠어졌다. 테일러 주심이 카드를 아끼자 양 팀 선수들의 공 다툼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전반에만 뤼디거와 라움, 르노르망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르노르망은 옐로 트러블로 프랑스와 4강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좀처럼 골이 나오지 않았다. 독일은 하베르츠가 몇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스페인은 윌리암스와 야말을 활용해 측면을 공략했으나 노이어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스페인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7분 야말이 우측에서 꺾어 들어오며 중앙으로 패스했다. 쇄도하던 올모가 이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독일이 공세를 펼쳤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후반 25분 안드리히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고, 후반 32분 퓔크루크의 슈팅은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스페인은 후반 35분 윌리암스, 야말을 불러들이고 미켈 메리노, 미켈 오야르사발을 넣었다.
독일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44분 막시밀리안 미텔슈타트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키미히가 머리로 어렵게 떨궈놨다. 이를 비르츠가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1-1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최종 승자는 스페인이었다. 연장 후반 1분 무시알라의 슈팅이 쿠쿠렐라의 팔에 맞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스페인은 후반 14분 메리노가 올모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2-1로 다시 앞서 나갔다.
경기 종료 직전 카르바할이 무시알라를 막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으나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독일은 추가시간 퓔크루크의 결정적인 헤더가 골문을 외면하며 고개를 떨궜다. 결국 경기는 스페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독일은 크로스의 은퇴 대회이자 조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8강 탈락하게 됐다.
독일의 패배에 자국 팬들은 큰 실망감에 빠졌다. 동시에 분노도 느꼈다. 이 분노는 이 경기의 주심 앤서니 테일러 심판에게 향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연장 전반 막바지. 무시알라가 때린 중거리 슈팅이 스페인 수비수 쿠쿠렐랴의 손에 맞았다. 손을 몸에 붙이는 과정에서 공에 맞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손은 몸과 떨어져 있었다. 쿠쿠렐랴의 팔은 슈팅의 진로를 방해했고 이 위치는 페널티 박스 안이었다. 페널티 킥이 맞지 않느냐는 논란이 뒤따랐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판정이었다. 일부는 페널티 킥이 주어졌어야 했던 오심이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이들은 앞선 상황 퓔크루크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고 이 상황이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에 의해 걸렸다고 주장했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으로 인해 쿠쿠렐라의 핸드볼 반칙이 없던 상황이 됐고, VAR 체크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은 퇴장, 득점, 페널티 킥 판정 세 상황 뿐이므로 규정상 프리킥을 선언하지 못해 그대로 스로인으로 경기를 진행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둘 중 어떤 주장이 맞든, 독일 팬들에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테일러 심판이 경기를 어수선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페드리를 향해 지나치게 거친 태클을 시도한 크로스에게 경고가 주어지지 않은 것도 이 중 하나였다.
빌트에 따르면 테일러 심판은 경기 종료 후 그의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종료 휘슬을 불고 난 80분 뒤의 일이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9시 47분 사라졌다.
빌트는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감독은 이미 경기 도중 분노하고 있었으며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공이 분명히 골대로 향하고 있었고 스페인 수비수는 손으로 이를 막았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관없다'라며 크게 화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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