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안 한 지 7년됐는데...고소영→한예슬, 무색해지는 '배우' 타이틀[TEN피플]
[텐아시아=이소정 기자]
배우라는 타이틀을 지녔지만, 작품 활동은 수년간 멈춘 채 SNS로만 파급력과 화제성을 자랑하는 스타들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배우보다는 인플루언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1992년 드라마 '내일은 사랑'으로 데뷔한 고소영은 데뷔 초부터 뛰어난 외모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하게 작품 활동을 펼쳤지만, 2024년이 된 지금은 고소영의 대표작을 꼽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다 할 히트작 없이 2017년 '완벽한 아내'가 마지막 활동이다. 7년째 작품 활동하고 있지 않은 고소영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서만 대중 앞에 간간이 얼굴을 비추고 있다.
지난달 9일엔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nofilterTV'에 게스트로 출연해 대다수의 주부와 다르지 않다는 듯 육아 고충을 털어놓으며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모습이었다. 앞서 그는 3월 유튜브 채널 '오은영의 버킷리스트'에 출연해 신비주의 이미지에 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고소영은 자신에 관해 "악플이 많은 케이스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소통을 안 하니까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고소영은 작품 활동하고 있지 않은 이유에 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본업을 안 하는 게 아니고 못 하는 거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대중이 잘못 알고 있는 게 있다. 고소영이 배우인 만큼 캐스팅이 돼야 작품 활동이 가능하다"고 짚었고, 고소영은 "맞다. 작품 활동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큰 역할이 아니어도 임팩트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고소영이라는 이름 석 자가 가진 브랜드 가치는 높다. 2022년 그는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업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자신의 영향력을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본업인 작품 활동이 7년째 중단된 사실은 많은 이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예슬 또한 배우로서 작품 활동을 원하지만, 2019년 드라마 '빅이슈' 이후 5년여간 중단된 상태다. 한예슬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작품 활동을 너무 하고 싶다. 그런데 요즘 작품이 없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이제 '환상의 커플'은 묻어두고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업계 불황을 토로한 바 있다.
2001년 한국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한예슬은 '논스톱4', '환상의 커플' 등으로 대중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매년 끊임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던 그는 2011년 '스파이 명월' 촬영 도중 미국으로 떠나며 구설에 올랐다. 이후 한동안 배우로서 활동이 없었다. 그러다가 2014년 '미녀의 탄생'으로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이후 '마담 앙트완', '20세기 소년소녀', '빅이슈' 등 작품 활동했지만, 전성기 시절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반응이었다. 한예슬이 작품 활동으로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와 대중은 '스파이 명월' 때의 논란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예슬의 태도는 긍정적으로 변화했지만, 논란이 워낙 컸던 터. 지워지기 어려운 부정적 수식어가 붙어버린 것이다.
한예슬의 공개 연애 또한 작품 활동에 제동이 걸린 또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로맨스 장르를 소화하기엔 득 될 게 없다는 지적이었다. 작품 활동이 어려워진 환경에서 한예슬은 자신만의 활동 방법을 모색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연기 외 다른 방면에서 셀럽으로서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많은 연예인이 이야기해온 것처럼 배우는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만 활동할 수 있는 직업이다. 작품 활동을 원하는 데 선택받지 못하는 상황에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경쟁력 있는 연기 스펙트럼이나 호감 이미지가 부족하다고도 비판했다.
한때 연기자로서 사랑받던 이들이 지금은 SNS 활동으로만 막강한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비록 작품이 아니더라도 스타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해져만 가는 상황엔 아쉬움이 남는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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