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올스타 KIA 최형우 “야구 안하면 아까운 우리 아들 위해 더 열심히”
올해로 만 40세. 말그대로 불혹의 나이지만 KIA 최형우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전반기 동안 타율 0.286에 16홈런을 쳤다. 팬들은 나이를 잊은 최형우의 홈런에 올스타 몰표로 화답했다. 팬투표에서 116만7526표를 얻어 나눔올스타 지명타자로 선정됐다.
최형우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가 진짜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불러주실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최형우는 “올해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후배들 보면서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최형우가 여전히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는 건 아들에게 더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올해로 여섯살 된 최형우의 아들은 어릴때부터 ‘남다른 발육’으로 화제가 됐다. 아버지의 체격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
최형우도 최형우의 아들도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 매일 연습을 하고, 때로 아버지가 봐주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빗속에서 두 부자가 연습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형우는 “아들이 몸이 그렇게 태어낳는데, 그 몸으로 공부를 하면 아깝다. 무조건 운동을 해야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들이 야구를 하려면 제가 최대한 오래 야구 바닥에 있어야할 것 같다. 그래야 좀 더 애정도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KIA는 악전고투 끝에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25일에는 14-1로 앞서던 경기를 14-15로 뒤집혔고, 연장 12회 15-15 무승부로 끝나는 생전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그날을 돌이키며 “그때 분위기가 정말 많이 안 좋았다. 안 좋다는게 아니라 어이가 없었다.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였다”면서 “그래서 딱 느꼈다. 롯데하고는 올해 정말 긴장을 풀면 안되겠다.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KIA가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상대가 누구든 2위 팀과 맞대결에서 연승하며 경기 차를 벌린 덕이다. 따라잡힐 만 하면 맞대결 승리로 승차를 벌렸다. 최형우는 “원래는 의식을 아예 안했는데, 한 달쯤 전부터 뭔가 이게 재밌더라”며 “또 웃긴 게 계속 2위팀들하고 경기가 잡히더라. 이제 또 9일부터 경기는 LG 아니냐”고 웃었다. 이날 기준 KIA가 리그 1위. LG가 3.5경기 차 2위다.
인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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